

‘내과’가 부활했다. 기피과 전락 위기에 놓였던 내과가 우려를 떨치고 위상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더욱이 ‘수련기간 단축’ 파동 속에서 거둔 결실인 만큼 의미를 더했다.
2017년도 레지던트 모집결과 내과의 선방이 두드러졌다. 반면 흉부외과, 비뇨기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의 기피현상은 여전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역시 반복됐다.
데일리메디는 2017년도 레지던트 1년차 원서 접수 마감일인 30일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전국 수련기관별 지원 현황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내과의 강세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수련기관이 정원을 확보했으며, 일찌감치 경쟁 구도를 형성한 곳도 다수였다.
빅5 병원 중 총정원제를 가동 중인 가톨릭의료원만이 내과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48명 모집에 45명이 원서를 냈다. 서울대병원은 20명 모집에 31명이 지원해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5명을 모집한 서울아산병원 내과에는 무려 39명이 지원해 1.5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연세의료원 역시 28명 모집에 42명이 원서를 접수, 1.51대1로 마감됐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역시 17명 모집에 21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1.2대 1이었다.
중앙대병원과 경북대병원도 각각 1.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동경희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의료원, 분당차병원, 상계백병원, 서울백병원, 순천향대병원, 아주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일산백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한양대병원 등이 내과 정원을 모두 채웠다.
지난해 내과 전공의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 지방 수련기관들도 올해는 선방했다. 강원대병원, 길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울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인하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이 정원 확보에 성공했다.
미달 사태를 빚었던 명지병원은 4명 모집에 4명이 지원했고, 충남대병원 역시 9명 모집에 9명이 원서를 접수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정원을 채우지 못한 기관들도 있었다. 강릉아산병원과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은 내과 정원 확보에 실패했다.
대한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는 “수련기간 단축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학회 차원에서 수련교육에 대한 개선 의지를 적극 표명한 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활에 성공한 내과와는 달리 전통적 기피과들의 미달 사태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서울대병원은 8명 정원인 정신건강의학과에 18명이 지원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흉부외과, 비뇨기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모두 미달을 면치 못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외과, 흉부외과 등이 정원을 채웠으나 3명을 모집하는 비뇨기과의 지원자는 2명에 그쳤고, 임상약리학과 역시 2명 모집에 1명만 지원했다.
연세대의료원 흉부외과, 진단검사의학과는 각각 4명 모집에 3명씩 원서를 냈고, 병리과도 5명 모집에 지원자는 3명 뿐이었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의 경우 2명을 모집하는데 단 한명도 원서를 내지 않았다.
지방대병원이나 중소 수련병원들의 상황은 더욱 처참했다.
△울산대병원 외과, 산부인과, 병리과, △경북대병원 외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부산백병원 흉부외과, 비뇨기과, 진단검사의학과, △해운대백병원 흉부외과 △전남대병원 흉부외과, 비뇨기과, 병리과, 핵의학과 △충북대병원 외과, 비뇨기과 △제주대병원 병리과 등이 지원자를 채우지 못했다.
지역 소재 대학병원 교육수련부 관계자는 “기피과의 전공의 수급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