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폐업 의료기관과 약국 등에 남겨진 마약류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선다.
폐업 이후 발견된 마약류에 대해서도 끝까지 처리 책임을 부과하고, 기존에 양도만 허용했던 처분 방식에 폐기를 추가해 불법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관리과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개정된 마약류관리법 후속 조치로 폐업 등으로 자격을 상실한 마약류취급자의 잔여 마약류 처리 절차를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식약처는 “폐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약류 관리 공백을 해소하고 자격을 상실한 이후에도 남은 마약류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폐업 이후 방치되거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는 마약류가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폐업 후 발견된 마약류도 처리 의무
그동안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 마약류취급자가 폐업할 경우 보유 중인 마약류를 다른 마약류취급자에게 양도하도록 규정돼 있었지만, 양수자를 찾지 못한 경우의 처리 절차는 명확하지 않았다.
실제 현장에서는 폐업을 앞둔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재고 마약류를 넘길 곳을 찾지 못해 처리가 지연되거나, 폐업 이후 잔여 마약류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이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폐업하려는 마약류취급자는 폐업 전 보유 마약류에 대한 처분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허가관청은 재고가 없음을 확인한 뒤 폐업 신고를 수리하고 있다”며 “다만 폐업 전 보유 마약류를 미처 처분하지 못하고 폐업한 일부 자격상실자를 대상으로 처분 방법을 기존 양도에서 폐기까지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수할 마약류취급자가 없는 경우 신속하게 폐기할 수 있도록 해 불법 유출 위험을 줄이고 마약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면 폐업 과정에서 보유 마약류를 다른 취급자에게 양도하는 것뿐 아니라 폐기를 통해서도 처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식약처는 폐업 이후 해당 장소에서 마약류가 발견될 경우에도 관리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미 폐업을 했더라도 당시 보유하던 마약류가 나중에 발견되면 해당 자격상실자가 이를 양도하거나 폐기한 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며 “폐업했다고 해서 마약류 관리 책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은 마약류에 대한 처리와 보고 의무를 계속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지적된 ‘174만 개 관리 공백’ 손본다
이번 제도 개선은 감사원 지적 이후 추진되는 후속 조치 성격도 갖는다.
감사원은 지난 2023년 식약처 정기감사에서 폐업 의료기관이 보유하던 마약류 상당수가 국가 관리망 밖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감사원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폐업 과정에서 추적이 어려워진 마약류 의약품이 최대 174만 개에 달한다고 분석하며 식약처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을 통해 폐업 이후에도 잔여 마약류 처리 이력과 보고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이 같은 관리 공백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폐업 등으로 자격을 상실한 마약류취급자는 양도 또는 폐기 완료 후 20일 이내에 NIMS에 관련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을 통해 허가관청뿐 아니라 자격 상실자에게도 직접 보고 의무를 부여, 마약류 관리 책임을 강화했다.
직원 관리 소홀 시 업무정지 대폭 강화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 유출 사고 예방을 위해 종업원 지도·감독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도 강화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종업원 관리 소홀로 의료용 마약류 도난·유출이 발생한 경우 업무정지 기간은 기존 1·3·6·12개월에서 3·6·9·12개월로 상향된다. 초반 위반 단계의 처분 수위가 대폭 강화되는 셈이다.
식약처는 최근 의료기관과 약국 종업원에 의한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업원 관리·감독 의무 위반 여부는 단순 사고 발생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 도난·유출 발생 경위와 마약류취급자의 관리 소홀 사이 인과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료기관·약국·의약품 도매업체 등 마약류취급자와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개정 제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지자체를 통한 현장점검도 강화해 잔여 마약류 관리와 불법 유출 방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오는 7월 20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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