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 난임의료 급성장…전문성 외면
핵심 인력 임상배아연구원 근무환경 ‘열악’…보상체계도 ‘개선’ 시급
2026.06.02 15:31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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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국가적 지원 확대와 함께 난임 시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 핵심인력인 임상배아연구원들 처우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체외수정(IVF) 중심으로 난임의료가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전문인력에 대한 보상과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적잖게 제기된다.

임상배아연구원은 정자 분석 및 수정능 강화 전처리, 난자 채취와 수정, 배아 배양·선별, 동결 및 해동, 착상 전(前) 유전자 검사(PGT) 등 임신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과정을 담당한다.

고도의 집중력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직무이지만 산업 성장 속도와 비교하면 전문성에 대한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 난임시술, 단순 증가를 넘어 체외수정 중심 구조 재편 추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통계로 보는 난임시술 2025’에 따르면 국내 난임시술은 단순 증가를 넘어 체외수정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체외수정 시술 건수는 2019년 11만390건에서 2022년 16만6870건으로 51.1% 증가한 반면, 인공수정은 같은 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난임 시술 가운데 체외수정 비중은 80%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체외수정의 경우 연구원의 숙련도와 판단 능력이 임상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정설이다.

최근에는 난자 채취 후 바로 이식하기 보다 배아를 동결한 뒤 환자 상태를 조절해 해동·이식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연구실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난임 시술 환자 평균 연령이 37.9세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고난도 배아 관리와 배양 기술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난임 시술 늘었지만 전문인력 처우는 오히려 후퇴

반면 채용 시장에서는 전문인력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석사 학위자를 중심으로 채용이 이뤄졌고, 신입 연봉 역시 최저임금 대비 2배 이상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사 및 전문학사까지 채용 범위가 확대되며 학위 프리미엄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한 관련 이수 과목과 자격기준 때문에 병원들이 원하는 인력을 자유롭게 채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시각이다.

반면 난임병원 수는 증가하면서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에도 처우는 오히려 야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대한배아전문가협의회(KAEA) 채용 게시판에 올라온 수도권 난임의료기관 채용 공고를 보면 석사급 신입 연구원 연봉은 최저임금 대비 1.31~1.74배 수준에 그쳤다. 일부 기관은 학사와 석사 간 초봉 차이가 2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채용시장 과열, 병원별 양극화 우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난임병원과 배아 생성 의료기관 개설이 늘어나면서 기존 숙련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 이동도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다만 개인병원 중심 시장 구조 속에서 기관별 처우와 보상체계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보상체계 불투명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의료기관이 명절 상여금이나 식대를 복리후생 항목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일반 노동시장에서는 기본적 처우에 가깝다는 비판이다.

기관별 인센티브 및 스톡옵션 제도 격차에 따른 인력 쏠림 현상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숙련 인력이 상대적으로 보상이 높은 기관으로 이동할 경우 중소 규모 난임 의료기관은 만성적 인력난과 의료 질 저하를 동시에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근무환경 문제도 제기된다. 임상배아연구원들은 환자의 호르몬 주기와 배아 배양 일정에 맞춰 이른 아침 출근과 공휴일 당직 근무를 반복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휴일에도 배양실 관리가 필요한 만큼 규칙적인 생활이 쉽지 않은 구조다.

특히 업무 특성상 난자 채취, 수정, 배양 확인 등 주요 공정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작업이 이뤄져야 해 업무 강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상황에서 업무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집중도 저하 및 번아웃 우려도 제기된다.

또 연구원 1인당 담당하는 시술 및 배아 관리 건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처럼 연구원 1인당 적정 건수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휴일 당직근무 다반사, 번아웃 우려

업계 안팎에서는 난임의료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인적 자원 투자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급별 표준 임금 가이드라인 마련과 함께 ICSI(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 PGT 등 고난도 기술 수행에 대한 별도 인센티브 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된다.

또 보건복지부 난임 시술 지정기관 평가 항목에 연구인력 확보와 처우, 전문성 유지 지표 등을 포함해 인력 투자에 적극적인 기관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일부 대형기관을 중심으로 인센티브와 성과 보상체계를 운영하며 인력 이탈을 막으려는 시도 역시 나타나고 있다. 다만 병원별 편차가 크고 관련 정보 역시 공유되지 않는 분위기다.

병원계 관계자는 “난임 시술 성공 여부는 결국 장비보다 사람 숙련도에 달려 있다”며 “저출산 대응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전문인력 처우 개선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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