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2년 도입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의 품목을 확대하는 법안이 유관단체 반대가 만만치 않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정부는 품목 수를 법에서 시행령으로 위임하는 조항의 시행을 공포 후 6개월에서 1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며, 약사단체는 국민 건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사 출신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올해 1월 대표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을 지난 3월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해 심사 중이다.
이는 현행 20개로 제한된 안전상비약 품목 수를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 규정을 마련하고, 약국과 편의점 등 안전상비약 판매점이 없는 이른바 ‘무약촌’에서는 안전상비약 판매자 등록기준인 24시간 운영 조건 예외를 두는 게 골자다.
한 의원은 “법에서 품목 수를 고정함에 따라 의약품 시장 및 환경변화, 국민 수요에 대해 행정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저해하고 있다”며 “2025년 6월 기준 전국 3636개 읍면동 중 약국과 안전상비약 판매점이 모두 없는 곳은 556개에 달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약사정책심의위원회’를 설치, 의약품 제도 전반에 대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검토·조정 기능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 의원은 “의약품은 국민 생명과 건강,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제도개선 사항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법정 위원회가 없어 효율적 정책 수립 및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안전상비약 품목 수 확대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복지부는 “법상 품목 수 기준 상한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하위법령 규정 마련 등 제도개선 제반사항 준비를 위해 시행일을 공포 후 6개월에서 공포 후 1년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는 반대했다. 약사회는 지속적으로 공공심야약국, 보건진료소, 특수장소지정 등 다양한 제도가 이미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리·운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평가·검토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약사회는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사례 증가, 판매업소 관리 부재 및 준수사항 위반 사례 증가, 해외 규제 강화 흐름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는 국민 건강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책이므로 적극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개정안에 찬성했고, 한국소비자연맹은 “안전상비약 품목 수는 대통령령이 아닌 보건복지부령에 위임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약사정책심의위원회 설치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모두 기능 중복을 우려했다. 이미 약사법상 ‘중앙약사심의원회’가 있고 개정안에서 약사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항은 복지부 약무정책과 소관 사항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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