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치성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발병 전(前) 단계인 ‘전구질환(전구상태)’을 미리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경우, 환자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늘어난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초로 입증됐다.
단순히 병을 일찍 발견해서 생존 기간이 길어 보이는 착시 효과를 넘어, 전구 단계에서 선제적 관리를 하면 실제 치료 성적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박성수·민창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혈액내과)팀과 한승훈·최수인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IF 11.6)’ 최신호에 발표했다.
전구질환 관리군 생존기간 7.9년 vs 비관리군 4.4년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환자 5500명 ▲무증상 및 증상성 다발골수종 환자 1만7809명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전구질환인 MGUS에서 다발골수종으로 진행한 환자(199명), 무증상 다발골수종을 거쳐 진행한 환자(447명), 전구질환 진단 없이 바로 다발골수종으로 확진된 환자(1만 5,067명) 등 세 그룹의 예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구질환 단계에서부터 병을 인지하고 추적 관찰을 시행한 환자군 생존율이 월등히 높았다.
MGUS를 거쳐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된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7.9년, 무증상 다발골수종을 거친 환자군은 약 5.5년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구 단계 없이 바로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군은 약 4.4년에 그쳤다.
특히 연구팀은 조기 발견에 따른 시간적 이득(lead-time bias)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후에도, MGUS 관리 후 진행된 환자의 사망 위험이 바로 진단된 환자보다 47%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전구질환 시기 관리가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다.
“증상 없어도 ‘고위험군’ 추적 관찰, 치료 성적 갈라”
MGUS와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혈액 내 비정상 단백질이 검출되지만 뼈 통증이나 신부전 같은 뚜렷한 증상은 없는 상태다.
기존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 연구로 이 시기 ‘관리 질(質)’이 향후 암 치료 성적을 결정짓는다는 것이 증명됐다.
민창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는 “치료는 증상이 생긴 뒤 시작하는데 미리 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오랜 논쟁에 대해 실제 데이터로 답을 준 결과”라며 “전구 상태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받은 환자가 더 오래 산다는 점을 전국 자료로 확인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무분별한 전국민 선별검사보다는 ‘고위험군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진행 속도가 느리고 모두가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 질환 특성상, 과도한 검사는 환자 불안감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수 다발골수종센터장은 “전구질환부터 추적 관찰을 받은 환자들은 신체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합병증 예방 교육과 정기 검사를 받게 된다”며 “결국 암으로 진행돼도 더 안전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선제적 대응과 맞춤형 추적 전략을 고도화해서 환자들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모델을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최초로 혈액병원을 설립한 서울성모병원은 다발골수종 분야에서 독보적인 치료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병원 다발골수종 환자 중앙 생존기간은 80.5개월로, 전국 평균 대비 약 1.5배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정밀의료 체계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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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od Cancer Journal(IF 11.6) .
7.9 vs 4.4
2009 2022 (MGUS) 5500 17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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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US 7.9, 5.5 . , 4.4 .
(lead-time bias) , MGUS 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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