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를 근거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의학 교육계 내부에서는 “이번 논의 역시 숫자부터 결론 내리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의대 교수들은 의사 수급 추계 적정성 논쟁을 넘어 정작 의사 양성의 토대가 되는 교육·수련 여건은 여전히 뒷순위로 밀려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정부는 최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논의를 통해 의대 정원과 관련한 향후 일정과 검토 방향을 제시했다.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결과를 토대로 복수의 증원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공개 토론과 의견수렴을 거쳐 2월 초 최종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목표로 증원분 일부를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언급됐다.
다만 의대 정원 논의는 지난해 대규모 증원 결정 이후 교육·수련 현장 혼란을 겪은 직후 다시 테이블에 오른 사안이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경계감이 크다.
24·25학번 더블링 수업과 추가 학기 운영, 실습 일정 조정 등으로 다수 의과대학이 정상적인 교육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원 논의가 또 다시 ‘속도’ 중심으로 진행될 경우 부담이 고스란히 교육 현장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 교수들은 보정심이 제시한 일정과 논의 방식에 대해 “숙의라기보다 결론을 향해 달려가는 행정 절차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수도권 소재 의대 A 교수는 “의대 정원은 한 해 입시 문제가 아니라 교육·수련체계 전체를 장기간 흔드는 정책”이라며 “시간표가 먼저 제시되면 충분한 검토보다는 일정에 맞추는 논의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 현장 수용 능력에 대한 검증이 여전히 빠져 있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현재 다수 의대는 24·25학번 더블링 수업과 추가 학기 운영, 실습 일정 조정 등으로 누적된 혼선을 정리하며, 의정갈등 여파로 얽혔던 교육 운영을 어렵게 수습해가는 단계에 있다.
지방 소재 의대 B 교수는 “지금 논의에서 계속 나오는 건 ‘몇 명을 더 뽑을 것인가’지만, ‘그 학생들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원 결정 이후에야 모색된 교육 인프라
이 같은 우려는 이미 교육부 정책 집행 과정에서도 한 차례 현실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의대 증원을 전제로 편성됐던 국립의대 인프라 확충 예산은 증원 규모가 축소되면서 상당 부분 삭감됐고, 일부 대학에서는 해부학 실습실과 교육시설 신축 계획조차 착수하지 못한 채 중단됐다.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증원은 결정해놓고, 그에 따른 교육 인프라는 사후에 조정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대 교수들은 이 대목이 이번 정원 논의와 정확히 겹친다고 본다. B교수는 “작년에는 증원을 먼저 결정해놓고 예산과 시설은 나중에 맞추겠다고 했지만 결국 현장에는 혼란만 남았다”며 “정원 논의가 다시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교육 현장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사인력 수급추계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부족·과잉 숫자의 차이를 떠나 추계가 전제로 삼고 있는 의료 이용 구조 자체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교수는 “과거 의료 이용 패턴을 그대로 연장하는 방식은 고령화, 의료 전달체계 개편, AI 도입 같은 변수를 구조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태에서 추계 결과를 정원 결정의 핵심 근거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증원분을 지역의사제 정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B교수는 “지역의사제는 단순한 정원 배정이 아니라 수련 환경과 정주 여건, 보상 구조가 함께 설계되지 않으면 작동하기 어렵다”며 “정원 숫자만으로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접근은 반복된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의학계에서는 특히 정원 논의 과정에서 기준점이 바뀌는 문제를 우려한다. 또 다른 지방의대 C교수는 “이전 정부 때도 5000명이란 정원이 언급되는 순간 그것이 어느새 정상적인 출발선처럼 다뤄졌다”며 “그렇게 되면 충분한 검증 없이 내려졌던 증원 결정이 사실상 기준으로 굳어지고, 이후 논의는 모두 그 숫자를 전제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학교육 현장 관계자들의 문제의식은 비교적 명확하다. 의대 정원 논의를 단순한 인원 증감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교육·수련·전문의 양성 구조 전반이 실제로 작동 가능한지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C교수는 “정원 확대가 곧바로 필수의료 강화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교육·수련·전문의 구조와 이를 뒷받침할 재정·인프라 준비 없이 정원부터 결정하면, 그 부담은 결국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의정갈등을 거치며 의료현장과 교육현장이 동시에 흔들렸던 경험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정원 논의 만큼은 ‘결정 이후 보완’이 아니라 ‘결정 이전 준비’라는 원칙부터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7 , .
.
() .
() , 2 . .
.
2425 , .
.
A .
. 2425 , , .
B , , , .
.
, .
, .
. B .
. .
A , , AI .
.
B , .
. C 5000 , .
. , .
C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