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이 환자 본인 확인 의무…답답한 병·의원
의협, 의정 의료현안협의체서 논의 예정…대통령 공포 후 내년 시행
2023.05.23 05:52 댓글쓰기

의료기관이 내원 환자의 본인 여부 및 건강보험 자격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개원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분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행정처분까지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해당 안건을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박탈법 저지에 힘쓰는 동안 의료기관의 환자 신분증 등 본인 확인을 의무화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요양기관이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건강보험증이나 신분증명서로 본인 여부 및 그 자격을 확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단, 요양기관이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 본인 여부 및 그 자격을 확인하기 곤란한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제외한다. 


이번 개정안은 타인 명의 대여‧도용을 통한 부정수급이 늘고 있어 예방 차원에서 마련됐다. 공단에 따르면 2020년 명의 대여‧도용 부정수급 현황은 적발 건수 3만 1433건, 금액은 7억3800만원이다.


문제는 정부가 건강보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그 책임을 '요양기관'에 전가했다는 점이다. 환자 본인 확인 책임과 함께 위반 시 제재도 이뤄진다.


환자 신분증 확인 의무화법을 위반하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 및 징수금이 부과된다. 이에 대해 병·의원 모두 반발하고 있다.


의료기관에 일방적으로 환자 확인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며, 온라인·키오스크 활용 등 비대면 접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분 확인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노인환자들은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바뀐 정책을 알려줘도 응급환자의 경우 신분증을 챙기지 못해 제때 치료 받지 못하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이 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조만간 대통령이 법을 공포하면 1년이 경과한 시점인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새로운 제도 도입을 앞두고 개원가가 강력하게 반대하자 의협은 해당 안건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빠르면 오는 24일 열리는 협의체에서 안건으로 오를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김이연 대변인은 "의료기관에 환자 본인 확인을 의무화하는 것은 의료현장에 부담을 주고 의사와 환자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탁상공론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네의원을 방문하는 노인환자들의 상당수가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고 내원하는데 이들을 직원들이 교육하기 어렵고, 신분증 확인 요구 시 진료 대기실에서 분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복지부가 신분증 확인이 가능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캠페인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사회적 합의도 없는 상황에서 왜 무리한 법률 개정안이 마련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 환자 신분증 확인 의무화법과 관련해 향후 있을 의정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할 계획"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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