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 폐색 의심 환자 청진도 않고 돌려보낸 병원
법원 "응급실 내원했는데 수액‧진통제만 투여 후 퇴원 조치 사망 초래, 6500만원 배상"
2023.04.07 05:31 댓글쓰기



장폐색증 진단 및 수술을 지연해서 환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과 관련, 의료재단에게 65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임상은)은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 등이 의료법인 B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의료법인 B는 대구 달서구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의료기관이다.


환자 A씨는 지난 2020년 4월 2일 B의료법인 병원에서 직장암으로 저위전방절제술 및 회장루조설술을 받았다. 이후 약 7개월간 12차례 항암치료를 받았다.


항암치료를 종료한 후 A씨는 12월 14일경 간헐적인 복통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했다.


의료진은 복부 X-ray 검사를 시행한 후 부분적인 장폐색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하고, A씨에게 증상이 더욱 심해지면 다시 내원할 것을 지시했다.


약 1주일 뒤 A씨는 복부 팽창 및 통증 등의 증상이 있고 가스가 배출되지 않자 급히 응급실을 내원했다.


당시 의료진은 X-ray 검사 등을 통해 장폐색증을 진단하고, 수액 및 진통제를 투여한 후 퇴원 조치했다.


퇴원한 다음 날까지 열이 나고 복부 통증 및 구토 증상이 나타나자 A씨는 오전 7시 응급실을 다시 찾았다.


검사 결과, A씨는 회장루 부위에 장폐색 원인이 있어 보이고 회장루 근위부 소장은 많이 늘어나 있으며 원위부는 쭈그러든 상태로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같은 날 12시 47분경 L-tube 감압술을 시행하고, 오후 2시 10분경 고 장루폐쇄술(복원술) 및 장관유착박리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의료진은 L-tube 감압조치를 유지하며 심전도 모니터링과 항생제 등을 투여했다. 


하지만 환자의 혈압 저하, 맥박 증가, 발열 등 패혈증 쇼크 증상이 지속되자 보호자와 상의해 인근 C병원 응급실로 전원 조치했다.  


C병원은 A씨를 범발성 복막염으로 인한 패혈증 쇼크로 진단하고 항생제 및 승압제 투여를 하였으며, 급성신부전으로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도했다. 


하지만 A씨는 패혈증 쇼크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결국 사망했다.


이에 A씨의 배우자 등 유가족은 의료법인 B에게 ▲장폐색 진단 지연한 과실 ▲기계적 장폐색의 보존적 치료를 지연한 과실 ▲수술 지연한 과실 ▲패혈증에 대한 처치를 지연한 과실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전에 X-ray 검사로 비특이적 소장폐색을 확인 후 응급실에 내원했음에도 외과의사 진료 없이 당직의만이 진료하면서 청진조차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응급실에 다녀온 다음날 새벽부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내원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조속한 감압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지연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배우자에게 2978만원, 자녀 2명에게 각각 1785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법원은 A씨가 장폐색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로 응급실에 방문했는데, 병원이 수액과 진통제 등만 투여한 후 퇴원 조치한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장폐색증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 속 병원은 청진을 시행하지 않았으며 X-ray 검사를 통해 장폐색을 진단했음에도 폐색 부위가 어디인지 원인이 무엇인지 등을 알아내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A씨가 다음날 다시 방문했을 때도 오전 11시 이후에 비위관이 삽입돼 12시 47분경에야 비로소 L-tube 감압술이 시행됐다”며 “의료진에게 적절한 검사 및 처치 등을 지연해 최선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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