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산출한 부당이득 환수 대상 금액만 건강보험 급여를 합쳐 1조 원대에 달해 향후 의료계와 건강보험 재정에 적잖은 파장이 야기될 전망이다.
2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를 적용해 랩지노믹스 전·현직 임직원 등 관계자 31명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비의료인 신분으로 의료인 2명 명의를 빌려 수탁의료기관인 ‘랩지노믹스진단검사의학과의원’을 개설하고 자금과 인력 등을 총괄 관리하며 실질적으로 운영해 온 혐의를 받는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 권한이 없는 영리법인이 의사 명의를 차용해 외형상 의원 형태로 위장한 구조다.
랩지노믹스는 전국 일선 병·의원으로부터 환자 검체를 수탁받아 분석한 뒤 그 대가를 정산받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지역 병·의원이 채취한 검체를 랩지노믹스 측에 의뢰하면 검사 결과를 전달하고, 병·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수령한 요양급여·의료급여 가운데 일부를 사전에 체결한 계약 비율에 따라 검사비로 배분받아 정산하는 형태였다.
건강보험 급여 8800억·코로나 검사비 2000억 편취
경찰이 집계한 편취 규모는 요양급여 약 8200억 원과 의료급여 약 600억 원을 합친 8800억 원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수행한 검체 검사 관련 부당이득 2000여억 원이 더해져 전체 부당 편취액은 총 1조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수탁검사기관 영역에서 적발된 사무장병원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힌다.
특히 향후 재판 과정에서 실질 운영 주체와 공모 여부가 입증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규모 요양급여 환수 처분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정당국의 불법 개설 수사는 다른 진단검사 및 수탁기관으로도 전방위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서울서부지방공소청에 설치된 ‘불법 의약사범 합동수사팀’은 7월 서울 강남구 일대 사무장병원 의심 병·의원과 관련 법인을 압수수색했으며, 서울지방경찰청 광수대 역시 합수팀으로부터 일부 사건을 이첩받아 병합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강청희 이사장은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 불법개설 기관에 대한 철저한 근절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강 이사장은 “재정을 위협하는 불법개설기관은 개설 허가 단계부터 사전에 진입을 차단하고, 특사경 도입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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