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위치에서 일 하는 것 같다”
외과 전담간호사 업무 중복·역할 모호 등 해결 필요…법적 안전망·전문교육 부재
2026.06.01 05:58 댓글쓰기

외과 임상 현장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는 전담간호사와 관련, 전공의와의 역할 중복 및 경계 불확실성, 그리고 정체성 혼란 등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혔다.


지난 29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전공의 공백 전·후 임상 현장 변화와 함께 전담간호사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성낙송 건양대병원 교수는 전공의 공백 전후 상황을 설명하면서 “현재 전담간호사 업무 중복 및 경계 불확실성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전담간호사들은 수술 준비, 병동 기록 작성, 비공식적으로 처방 업무도 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가 없는 경우 전담간호사가 수술에 참여한다. 단, 수술 기록 작성이나 인시전 등 침습적 행위는 허가되지 않았다.


이해준 연세의대 외과 입원전담전문의도 임상 현장 변화 속에서 간호사가 느낄 수 있는 혼란을 언급했다. 


그는 먼저 “최근 전공의 복귀율은 36.8%, 충원율은 약 68.9% 수준으로 일부 복귀는 이뤄졌지만, 병동은 이미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현실적으로 병동 운영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역할이 조정되면서 의사 소통을 비롯한 시스템 전반이 수평적 형태의 다 직종 협업체계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그 과정에서 임상 전담간호사와 입원전담전문의가 병동 연속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전공의가 복귀했지만 구조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전공의 역시 과거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나 이 전문의는 “간호사는 변화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누가 최종 결정을 하는지, 어디까지가 내 역할인지 등 불명확한 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소통 분절, 업무 부담 증가 등을 꼽으며 “문제는 역할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역할 중첩은 제거 대상이 아닌 관리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웅배 고대안산병원 교수는 고대의료원을 중심으로 전담간호사 6개 직역 문제점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이 수술실 전담간호사들의 업무 과중과 정체성 혼란”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간호사 응답자 4분의 3이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위치에 있는 일을 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지 교수는 “병원 측 집행부에서 의사와 간호사 역할 모호, 침해 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미리 파악하고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적 보호 및 안전망 구축 등 4가지 핵심 과제 제시


이밖에 전담간호사의 법적·심리적 부담, 합당한 경제적 보상 및 승진 체계 부재, 수술실 전담간호사 교육 시스템 부재, 전문의 업무 과중 등의 문제도 언급됐다. 


이에 지웅배 교수는 외과 임상 현장을 위한 4가지 핵심 발전 과제를 제시했다. 


법적 보호 및 안전망 구축, 체계적인 전문 교육시스템 마련,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및 수련 공백 보완, 수가 및 보상체계 개선 등이다. 


지 교수는 “전담간호사와 의사가 각자 아이디로 공동 서명을 함으로써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법적 문제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담간호사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공의가 하던 업무 일부를 해야 한다”며 “해외 우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임원전담전문의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전공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공백을 메울 입원전문전담의가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들을 더 활성화해 병동에서 진료뿐 아니라 전공의 교육까지 담당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지 교수는 가치 기반 지불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행위별 수가만으로는 제대로 된 보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행위별 수가체계에서 특히 외과의 경우 중증 의료에 대한 대가 보상을 잘 못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한계 극복을 위해 가치 기반 지불제도를 도입하거나 정책에 녹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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