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시술 후 BMI 28 미만, 항혈소판제 감량”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맞춤형 약제 변경 시 출혈 위험 53% 감소”
2026.03.16 10:23 댓글쓰기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급성기 치료 후 진행되는 항혈소판제 유지요법에서 환자 비만도(BMI)를 고려해 약제 강도를 조절할 경우,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출혈 위험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교수(교신저자)와 부성현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국내 32개 센터에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 2686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 기반 항혈소판제 감량 전략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흔히 심장마비로 불리는 급성심근경색은 막힌 관상동맥을 열어주는 재개통 치료가 핵심이지만, 시술 후 혈관 재폐색을 막기 위해 항혈소판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혈액 응고 억제 기전으로 인해 고강도 약물 투여 시 출혈 위험이 동반되는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모든 대상자에게 시술 후 1개월간 아스피린과 고강도 항혈소판제인 ‘티카그렐러’ 병용요법을 시행한 뒤, 상태가 안정화된 환자들을 ‘약제 유지군’과 저강도 약물인 ‘클로피도그렐 변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11개월간 추가 관찰했다. 


분석 결과 BMI 28 미만인 비비만 환자군에서 약제 강도를 낮춘 전략은 안전성 측면에서 뚜렷한 이점을 보였다. 


약제를 감량한 군은 고강도 약제를 유지한 군과 비교해 출혈 사건이 절반 이하인 53%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심혈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을 포함한 주요 복합 사건 발생률 역시 약 46% 낮게 나타났다. 


반면 혈관이 다시 막히는 허혈 사건 발생률은 두 군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치료 효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험성만 효과적으로 제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그간 학계에서 논의돼 온 ‘비만 역설(Obesity Paradox)’과 ‘동아시아인 역설(East Asian Paradox)’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출혈 위험이 높은 현상을 단순히 인종적 차이로 접근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체질량지수 차이가 출혈 취약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구체적인 가설이 마련됐다. 


부성현 교수는 “BMI가 낮은 환자 예후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배경에는 출혈에 대한 높은 취약성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단순히 비만이 보호적이라고 해석하기보다 환자 비만도에 맞춰 항혈소판 치료 강도를 정밀하게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장기육 교수는 “현재까지 보고된 대다수 항혈소판제 연구는 체질량지수가 높은 서양인 위주 결과였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구성하는 데 있어 BMI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강력한 임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 10.5)’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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