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 유유제약 대표, '고양이 의약품' 승부수
수익성 회복 발판 마련 주목…동물 아토피 치료제로 글로벌 틈새 시장 공략
2026.02.12 05:16 댓글쓰기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가 반려묘 '아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문수연 기자

창립 85주년을 맞은 유유제약이 제품 구조조정 및 CSO 전환 등으로 실적 정상화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반려동물 바이오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전면에 내세워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제네릭 중심 중견 제약사' 이미지를 벗고 틈새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무버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서울 중구 유유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원상 대표이사와 박노용 대표이사는 ▲수익구조 개선 현황 ▲생산 효율화 전략 ▲반려동물 바이오 신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유원상 대표는 창업주 고(故) 유특한 회장 손자이자 유승필 회장 장남으로 미국 트리니티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 MBA를 취득했다. 이후 아서앤더슨, 메릴린치, 노바티스 등 글로벌 기업을 거쳐 2008년 유유제약에 합류했다.


유유제약은 2023년 3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유 대표는 R&D와 영업·신사업을, 박노용 대표는 기획·재무 및 생산을 맡고 있다.


내실 다진 유유제약, 영업이익률 10% 회복


유유제약은 1941년 설립 후 ETC·OTC·건강기능식품 등 100여 종의 제품을 생산·판매해왔다. 한때 별도 기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위기를 겪었지만 2023년 이후 구조 개편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수익성이 낮은 제품 약 200억 원 규모를 과감히 정리하고, 원가 구조를 재편했다. 


원료·부자재 소싱 다변화와 인력 재배치를 통해 매출원가율(COGS)을 과거 60% 후반대에서 20% 초반대로 낮췄다. 고정비 중심이던 영업도 CSO 활용을 통해 변동비 구조로 전환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은 약 1000억 원 수준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약 10%까지 회복됐다. 


생산 효율화도 병행했다. 충북 제천 바이오밸리 공장에는 델타 로봇을 도입해 포장 라인의 병목을 해소했고, 향후 무인지게차·로봇 자동화 설비 도입도 검토 중이다. 


태양광 설비를 통해 연간 전력 사용량의 25~33%를 자체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유원상 대표는 "제약 산업은 결국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 캐시플로우가 생존 조건"이라며 "내실을 다진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노용 유유제약 대표가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고양이 의약품으로 승부…"글보벌 톱5 목표"


유유제약이 제시한 신성장 동력은 '고양이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용 의약품'이다. 이를 위해 미국 UCLA 창업지원센터에 반려동물 바이오 법인 유유바이오를 설립했다. 


컨트롤타워는 한국 본사에 두되, 임상 및 CRO, 어드바이저 네트워크는 미국 중심으로 운영하는 구조다.


글로벌 동물의약품 시장은 약 6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사람용 바이오의약품이 200여 개 이상 허가된 것과 달리, 반려동물용은 4개에 불과하다. 그중 고양이 적응증은 1개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 대표는 "사람과 고양이는 유전자가 약 90% 유사하다"며 "사람에서 이미 검증된 면역·염증 타깃을 활용하면 기술적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 시장은 이미 글로벌 대형사들이 선점했지만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비어 있는 시장"이라며 "퍼스트무버가 되면 글로벌 톱5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원상 대표의 반려묘 '랑' 

현재 고양이 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은 도출 단계에 근접한 상태다. 연내 또는 내년 초 미국에서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물의약품은 전임상과 임상 간 단계가 간소화돼 개발 기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다만 고양이 대상 CRO 인프라가 전 세계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은 변수다. 회사 측은 "고양이 전문 CRO가 3곳 정도에 불과해 대기 수요가 길다"며 "임상 일정 관리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 박노용 대표는 "유유제약 본체는 추가 조달 계획이 없으며 미국 법인은 별도 구조로 단계별 자금 유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유제약은 현금성자산이 충분해 초기 시드 자금으로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신사업 인력 운영은 '슬림하지만 유연한 구조'로 설계됐다. 현재 반려동물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관련해 미국 현지 어드바이저 및 바이오 사이언티스트 약 8명이 협업하고 있으며 UCLA 내에는 상주 인력이 배치돼 있다. 국내 본사에서도 연구소와 건강기능식품 조직, BD 인력이 지원하는 형태다.


회사는 초기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정규인력 충원 대신 오픈이노베이션 방식과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가 반려묘 '랑'이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경영진의 개인적 경험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유원상 대표는 고양이 두 마리를, 박노용 대표는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유원상 대표는 회사에 고양이 방을 만들기도 했다.


박 대표는 "둘 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성과 기술적 가능성을 다각도로 스터디해 왔고, 사업성 검증을 거쳐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단순한 시장 분석을 넘어 보호자로서의 경험이 신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유 대표는 "동물의약품을 한다고 인간 의약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로는 반려동물에서 검증된 타깃을 사람 치료제로 확장하는 '역방향 혁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규모가 1 조원이 아니어도 좋다. 1000억~2000억 원 시장에서 1등을 하는 것이 중견 제약사로서 더 현실적 전략"이라며 "유유제약은 AI·로봇 자동화·오픈이노베이션을 결합해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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