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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가 의약품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앞세운 대웅제약이 이 분야에서 가장 먼저 존재감을 드러낸 가운데, 다른 제약사들도 원격 환자 모니터링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 디지털 치료기기 등 서로 다른 전략으로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헬스는 의료기기·IT 기업 영역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제약사들이 직접 사업 주체로 나서거나 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병원 현장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역할을 넘어, 치료 이후 관리·모니터링까지 포괄하는 헬스케어 가치사슬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병상까지 관리하는 대웅,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빠른 상용화
대웅제약 씽크는 웨어러블 센서를 기반으로 환자의 심박수, 호흡, 심전도 등 주요 생체신호를 연속적으로 수집·분석하는 병상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의료진이 수시로 병실을 방문하지 않아도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 즉각 알림을 제공하는 구조다. 수집된 데이터는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돼 진료 기록으로 활용된다.
이 솔루션은 단순한 시범 적용에 그치지 않고 실제 병원 현장에 도입·확산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원격 심박 모니터링과 관련한 건강보험 수가가 적용되면서 디지털 헬스 솔루션을 하나의 사업 모델로 제도권 내 안착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약사가 주도해 병상 단위 모니터링 시스템을 상용화한 사례는 국내에서 드물다는 측면에서 대웅제약은 이 분야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평가되고 있다.
씽크는 현재 국내 1만3000여 병상에 공급되고 있으며, 3만 병상 이상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올해 핵심 비전으로 '24시간 전(全) 국민 건강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제시했다.
병원과 일상의 건강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해 예측·예방·진단·치료·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헬스케어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유한양행·동아에스티·한미약품도 신사업 확장 주목
대웅제약 이후 다른 제약사들도 디지털 헬스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접근 방식은 각 사 강점과 전략에 따라 방향이 조금 다른 양상이다.
유한양행은 자체 개발보다는 디지털 헬스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 유통과 의료기관 영업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작년 9월 휴이노와 AI 기반 스마트 원내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 큐(MEMO Cue)'의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메모 큐는 심전도 측정기 '메모 패치(MEMO Patch)'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메모 밴드(MEMO Band)', 그리고 입원 환자의 생체신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원내 종합관제 시스템'으로 구성된 복합 의료기기다.
지난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심전도 감시(원격심박기술 감시 행위, EX871)' 건강보험 수가를 획득하며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동아에스티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사업을 전개 중이다.
하이카디 플랫폼은 메쥬가 개발하고 동아에스티가 판매하는 국내 최초 웨어러블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다중 환자 실시간 심전도, 심박수, 호흡수, 피부온도, 산소포화도 등 환자의 생체 신호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가벼운 웨어러블 패치형으로 기존 심전도 검사기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지난달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원격 심박기술에 의한 감시(EX871)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받다.
하이카디 플랫폼은 전국 350여개 이상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전문병원, 의원 등에서 이동형 환자 실시간 모니터링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25곳 이상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도입 병원과 활용 진료과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모니터링보다는 디지털 치료기기(DTx)와의 결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약물 치료 효과를 보완하거나 환자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디지털 중재 솔루션을 중심으로, 외부 기업과의 협업·투자 형태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 참여해 왔다.
이는 병원 운영 효율보다는 치료 성과 개선에 초점을 둔 접근으로, 다른 제약사들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디지털 헬스, 제약사 공통 과제로 부상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 디지털 헬스 전략은 병상 모니터링, 원격 관리, 웨어러블, 디지털 치료기기 등으로 나뉘며 다층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공통점은 디지털 헬스를 더 이상 부수적인 신사업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디지털 헬스 사업이 제약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치료 이후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의료 현장의 인력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 솔루션의 필요성은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병상 모니터링으로 시장의 문을 열었다면, 다른 제약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디지털 헬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향후에는 약물 치료와 디지털 관리가 결합된 형태가 제약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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