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비용 분석 의문, 수가 개편 근거 편향적"
바른의료연구소, 보건복지부 건보 체계 방안 비판…"병원 표본 구성 부족"
2026.01.04 09:41 댓글쓰기



ⓒ 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을 위해 제시한 의료비용 분석, 의료행위별 수익률 산출 결과를 두고 신뢰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첨예해질 전망이다.


분석에 활용된 의료기관 표본 대표성이 부족하고, 수가 삭감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는 지난 29일 입장문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12월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고한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을 위한 의료비용 분석 결과’에 대해 “표본 구성과 분석 결과 모두 정책 근거로 삼기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바의연은 정부가 의료비용 대비 수익률 분석을 토대로 이른바 ‘상시 상대가치점수 조정’을 추진하며, 과보상 항목 수가를 깎아 필수의료 재원으로 돌리겠다는 구상에 대해 “표면적으로 의료 불균형 해소를 내세우지만, 실제 정부 주도 의료통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의료공급자 자율성과 시장 기능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의료 질과 효율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며 “사회주의적 통제 요소가 의료체계 전반에 강화되는 방향”이라고 우려했다.


“의료비용 분석 표본, 대표성에 심각한 한계”


바의연은 의료비용 분석에 사용된 의료기관 표본 구성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2023 회계연도 의료비용 분석을 통해 의료행위별 비용 대비 수익률을 산출하고 이를 수가 조정에 활용할 계획이지만 표본은 상급종합병원 6곳, 종합병원 74곳, 의원급 88곳에 불과하다.


바의연은 “종합병원의 경우 신포괄수가제를 시행 중인 병원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신포괄수가제 참여 병원은 국공립이나 특정 규모의 병원이 중심”이라며 “민간 종합병원 상당수가 제외된 편향된 표본으로, 전체 종합병원 평균 원가 구조를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수만 개에 이르는 의원 중 88곳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대표성 자체가 부족하다”며 “전문과목·규모별 분포가 공개되지 않아 분석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진료과목과 규모에 따라 비용 구조와 운영 방식이 크게 다른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평균 수치만 제시했다”며 “이는 현실을 왜곡할 소지가 크다”고 꼬집었다.


“영상검사 고수익? 개원가 현실과 괴리”


바의연은 정부 분석에서 영상검사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사안도 강하게 반발했다.


바의연은 “대다수 개원가 의원은 CT나 MRI 등 고가 장비를 보유하지 않아 영상검사 수익 자체가 없다”며 “영상검사 ‘과잉 수익’ 문제는 주로 대형병원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근거로 일률적인 수가 조정을 추진하면, 상당수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맞지 않는 정책을 강요하게 된다”며 “불완전한 자료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의료행위별 수익률 산출 결과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기준 검체검사료 수익률은 192%, 방사선 특수영상진단료는 169%, 방사선치료료는 274%에 달하는 반면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는 63% 수준이다.


바의연은 “기존 원가분석 연구들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큰 격차를 보인다”면서 “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공개된 의료비용분석위원회 자료에서는 검체검사 원가보전율이 약 160%, 영상검사는 144% 수준이었고,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당시 회계조사에서도 검체검사 135%, 영상검사 117.3%로 나타난 바 있다.


바의연은 “필수의료 저보상과 검사 영역의 상대적 과보상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기존 연구와 유사하지만, 그 격차의 규모는 이번 정부 발표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방법론 공개 없이 수치만 제시…정책 의도 의심”


바의연은 특히 이번 분석 전제와 방법론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바의연은 “원가 산정 방식, 공통비용 배분 기준, 감가상각 및 인건비 계상 방법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는 핵심 수치만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하며 정책 방향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결과를 먼저 정해두고 분석을 사후적으로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방사선치료 수익률 274%에 대해서도 “이전 어떤 분석에서도 제시된 적이 없는 수치”라며 “실제로 그 정도 초과이익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특정 원가 산정 방식이 수치를 부풀린 것인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의연은 “잘못된 데이터로는 제대로 된 정책을 설계할 수 없다”며 “정부가 이 결과를 성급히 수가 삭감의 근거로 삼는다면 정책 정당성과 수용성 모두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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