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원격의료 사업 3년만에 '종료'
2019년 출범했지만 의료인력 부족해 사업 확장 속도 못따라가
2022.08.25 14:39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의료 분야 사업을 확장중인 아마존이 원격진료 서비스 '아마존 케어'를 약 3년 만에 종료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 케어 직원들이 이날 회의에서 해당 서비스가 올해 안에 종료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아마존 대변인도 아마존 케어가 문을 닫는다는 사실이 맞다고 WP에 확인했다.


아마존 헬스서비스의 닐 린지 수석부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게 아니라 수개월간 심사숙고 끝에 확정됐다"며 아마존 케어가 종료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비록 서비스 등록 회원들이 아마존 케어의 많은 부분을 좋아했지만 우리가 주고객으로 삼은 대기업엔 충분한 서비스가 되지 못했고 장기적으로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마존 케어 직원이 아마존 내 다른 곳으로 배치될 수 있으며 회사 밖에서 일자리를 찾는 직원도 회사가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아마존 케어에는 직원 약 400명이 근무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르면 10월부터 일부 직원이 회사를 떠날 예정이라고 WP에 말했다.


아마존 케어는 온라인을 통한 원격 진료와 상담, 의료진 방문을 통한 검사, 백신 접종 등을 하는 원격의료 서비스로 2019년 출범했다.


처음에는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주변 직원을 대상으로만 운영했다가 작년 여름부터 미국 전역의 자사 직원으로 확대하고 다른 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확장했다.


아마존 케어를 이용하는 기업은 아마존 계열사 홀푸드마켓을 비롯해 반도체기업 실리콘랩스, 헬스기구 업체 프리코, 작년 12월 계약을 맺은 세계적 호텔 브랜드 힐튼 등이 있다.


아마존은 또 2월엔 올해 안에 서비스 범위를 뉴욕과 시카고 등 20개 도시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WP는 아마존 케어의 직원 고용이 사업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회사는 의료 인력을 제공하는 외부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는데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서비스 업계도 직원 채용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도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 케어가) 처음부터 의료인력 고용이 충분하지 않았던 걸로 보인다"며 "많은 아마존 직원이 자신이 전혀 모르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공격적인 사업 방침으로 의료인력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지난주 WP는 아마존 케어와 회사가 데리고 온 의료인력 사이에 긴장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인력은 '케어 메디컬'이라는 별도 회사 소속이었다.


WP는 전에 근무했던 직원을 인용해 아마존이 아마존 케어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빠르고 경제적인 방법을 취하면서 양측이 부딪혔다고 전했다. 일부 직원은 회사가 최고의 의료서비스보다 돈벌이를 우선시한다는 느낌이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이 아마존 케어를 종료하는 것은 회사가 최근 의료서비스 시장에 적극 투자해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뜻밖의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은 2018년 온라인 약국 '필팩'을 인수하고 2020년에는 처방약 배달 서비스 '아마존 파머시'를 출범시키는 등 의료 산업에 눈독을 들였다. 지난달에는 의원·클리닉 등 1차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원메디컬을 39억달러(약 5조1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케어는 아마존이 주요 의료서비스에서 철수한 두 번째 사례다. 아마존은 2018년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JP모건과 손잡고 직원의 건강 관리·의료비를 줄이겠다며 합작사 '헤이븐'을 설립했지만 지난해 폐업했다.


다만 린지 수석부사장은 아마존이 의료서비스 시장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우리 비전은 사람들이 필요한 의료 제품·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달성하는 게 쉽거나 빨리 되는 일이 아닌 걸 알지만 우린 이게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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