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 등 범죄 초래 정신질환 관심 높여야'
한창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이사
2016.05.23 07:25 댓글쓰기

‘누가 나를 감시하고 내 뒤를 미행한다, 내 주변에서 도청하고 몰래 카메라로 감시한다, 작당을 해서 나를 못살게 군다, 밥에 독약을 넣었다’는 등의 피해망상이 초래한 묻지마 범죄로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5월17일 0시 33분, 서울 강남역 인근 노래방의 남녀공용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 약30분 후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 사회적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이 사건을 현재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피의자가 앓고 있던 정신분열증(조현병)이 이번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신질환 치료 중단시 예측불허 범죄 발생 가능성 높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한창수(고려의대) 홍보기획이사는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두고 “치료를 중단해 재발된 환자의 피해망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현병이란 말, 행동, 감정, 인지 등 다양한 영역의 균형이 깨져서 복합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는 정신병적 상태다.


피의자는 지난 2003~2007년 사이에 성별에 관계없이 ‘누군가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주변인들에게 말하는 등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


청소년기에는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등 이상 행동을 했고 이 때문에 2008년 병원에서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총 6차례 정신과에 입원해 치료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던 조현병은 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빈도가 높은 질환이다. 각국에서 실시된 조현병의 역학연구에서는 1000명당 3명에서 10명 사이의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한 이사는 “조현병을 포함, 정신장애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더 높은 것은 아니지만 치료되지 않은 경우 예측 불허의 사건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현병의 원인에 대한 수많은 유전적, 신경 해부학적, 생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연구 및 사회심리학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예측 불허의 범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한창수 이사는 “이번 사건을 보면 신속하고 꾸준한 치료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던 피의자가 약 복용을 중단한 4개월 간 병세가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자해·타해 위험성 불구 정신보건법 국회 통과···“동의 없이도 입원 필요”


한 이사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것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유전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환경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발병한다는 학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때문에 그는 본인과 가족,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때론 정신장애인 동의 없이도 입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사실 최근 제19대 국회에서 정신보건법이 충분한 논의 없이 급하게 개정 처리되면서 강제 입원기간도 3개월로 짧아지고 자해 혹은 타해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도 즉각적인 입원이 거의 불가능해 졌다.


일각에서는 정신질환자의 인권 강화를 위해 당위성을 피력해 왔지만 정신질환자의 적시치료와 환자 자신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물론 통계적으로 정신분열증환자의 폭력성이 일반인에 비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정신분열증 자체를 범죄와 연결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이사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질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임의적인 판단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해선 안 된다”고 단언하면서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 이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 기관과 정신건강의학 및 정신보건 전문가 단체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현실적이고 안전한 시행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질병이 반복적으로 재발할 경우 이전에 비해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질뿐만 아니라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항정신병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면 재발 가능성을 약 1/4로 감소시킨다"며 "환자나 가족이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서로 격려하고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약물의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투여는 재발의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간혹 환자가 약을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약물의 증량이나 추가 등으로 증상을 빨리 호전시킬 수 있
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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