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들은 과연 병원서 충분히 존중받고 있나
건국대 신민석 교수팀, 존엄성 체감 원인 분석···"환자와 상호작용 중요"
2023.12.30 06:31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료기관 고유 기능인 ‘진료’에 초점을 둔 획일화된 평가가 아닌 오롯이 환자 권리와 존엄성에 기반한 분석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기존에 이뤄졌던 단편적인 환자 만족도 조사 수준이 아닌 환자가 병원을 이용하면서 직접 체감한 존중과 그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일목요연하게 분석했다는 평가다.


특히 생명 유지가 불투명한 중증질환 환자들이 최상위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느낀 권리와 존엄성에 대해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 신민석 교수와 이우진 박사과정(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은 최근 ‘상급종합병원의 4대 중증질환 의료 품질과 보호받을 권리’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상급종합병원 이용 경험이 있는 4대 중증질환 환자 14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의료 서비스 품질과 보호받을 권리, 존엄성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4대 중증질환은 국내 사망자 비율에 근거해 암, 뇌혈관, 심혈관, 희귀질환으로 규정했고, 존엄성 체감 척도로는 △진료환경 △상호작용 △치료결과 등 3개로 구분했다.


"상급종합병원 시설·장비 등 진료환경, 환자들 보호받을 권리 직접적 영향"


연구결과, 상급종합병원 시설과 장비 등 진료환경은 환자들이 보호받을 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질환 환자들 입장에서는 이용하는 병원의 최첨단 장비 등 구비 여건에 따라 스스로 보호받고 있음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상급종합병원이 시행 중인 다양한 환자중심 의료와 서비스는 물론 치료결과 역시 존엄성 체감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중증환자 치료 과정 및 전반적인 병원생활에서 신체 편안함과 쾌유를 보장하는 게 환자의 보호받을 권리와 존엄성을 보장한다는 얘기다.


시설이나 장비, 치료결과 등 단편적 요인에 의해 만족도가 좌우되기 보다는 내원 시점부터 퇴원까지 모든 과정에서 환자 존엄성을 평가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상급종합병원 경영자들이 진료환경과 치료결과 제고 노력과 함께 환자와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민석 교수는 “원내 의료서비스 품질 관리에 있어 환자와의 상호작용 품질을 높이고 이를 성과 측정으로 규정하는 게 최단 기간 최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다양한 해외 병원들의 사례를 제시했다.


태국 범룽랏 국제병원의 경우 해외환자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는 물론 의료진에게 문화 감수성 교육을 제공해 다양한 문화권의 환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상호작용 품질을 향상하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매년 4만 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일과를 접고 애정, 공감, 사과, 응대, 감사를 주제로 환자 경험 대회를 개최하며 환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도모한다.


다만 한국의 경우 건강보험 시스템 탓에 일정 범주 이상의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존재한다. 종교 병원 일부만이 호스피스 등 환자들을 위한 상호작용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국가적 차원에서도 각 병원들이 상호작용 품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신민석 교수는 “환자가 느끼는 존중감은 치료 결과와 직결되는 만큼 각 병원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환자 상호작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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