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모두에서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완화하면서 환자의 피해 회복을 신속히 돕는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법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각각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설치 및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반의사불벌 특례 적용 범위 확대, 기소 제한 특례 마련 등의 조치가 공통적으로 담겼다.
김윤 의원은 해당 개정안을 환자안전법 개정안과 함께 '의료사고 상생구제법'으로 칭했다. 의료사고 예방부터 사후 구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취지다.
필수의료진 보호 및 의료사고 형사절차 특례를 담았다. 중대한 과실이 아닌 경우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을 의료사고로 인한 법적 부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한다.
심의위원회는 의료진 심의 요청이 있는 경우 해당 의료사고가 필수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심의하며 의료인과 법조인, 시민(환자)단체 대표, 관계 공무원 등 20인으로 구성된다.
심의 기간(최대 150일) 동안 수사기관 소환을 자제토록 해 의료인과 환자 모두 절차적 부담을 완화토록 했다.
형사 특례는 ▲형의 임의 감면 ▲반의사불벌 ▲공소 제한 등 3단계로 설계했다. 필수의료 행위 과정에서 의료인이 설명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책임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한 경우 법원이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했다.
조정·중재가 성립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반의사불벌 특례를 현재 경상해에서 중상해까지 확대했다.
아울러 필수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 중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설명의무 이행과 책임보험 가입을 전제로 조정·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이 완료됐으면 상해·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기관의 공소 제기를 제한했다.
이밖에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사고 배상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 가입을 의무화하고, 필수의료 분야 고액 배상 보험료는 국가가 의무적으로 지원토록 했다.
무과실 보상 대상, 필수의료 행위 전반 무과실 의료사고로 확대
현행법상 분만에 따른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한정돼 있던 무과실 보상 대상을 필수의료 행위 전반에서 발생한 무과실 의료사고로 확대, 무과실 필수의료 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했다.
조정·감정 절차의 공정성도 높였다. 필수의료 행위 관련 사건과 피해자 사망·장애 사건을 자동개시 대상으로 포함하고, 불응 의사를 명시하지 않으면 조정에 응하는 것으로 보는 옵트아웃 (opt-out) 방식을 도입해 조정 절차를 확대했다.
환자의 권리도 보장한다. 중대한 의료사고 발생 시 보건의료기관 개설자가 의료사고지원팀을 구성해 사고 경위 등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설명의무를 법으로 명확히 했다.
의료사고 초기 단계에서 환자 알 권리를 보장하고 의료사고를 둘러싼 불신과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또 변호사, 의료분쟁 관련 전문 인력 등이 환자대변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조정·감정 절차 전반을 점검·모니터링하는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 의료분쟁조정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의료사고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환자와 가족, 분쟁 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의료인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과 정서 지원, 일상 복귀 상담 등을 제공하는 의료사고 트라우마센터를 설치·운영한다.
김윤 의원은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환자는 오랜 소송에 내몰리고, 의료진은 형사 절차의 부담 속에서 필수의료를 포기하게 되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며 "조정을 활성화해 불필요한 소송과 형사 절차로 가는 위험을 줄이고, 그 과정에서 환자의 피해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의료사고 대응의 기본 경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반의사불벌 특례 적용 범위 '경상해→중상해' 확대
한지아 의원 법안도 환자 보호를 강화하면서 의료현장의 과도한 분쟁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먼저 사망·의식불명·중증장애 등 중대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진의 설명을 의무화하고, 의료사고의 필수의료 해당 여부 및 중과실 판단을 전문적으로 심의하기 위한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한 환자의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해 의료기관의 의료사고 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중과실이 없는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반의사불벌 특례 적용 범위를 경상해에서 중상해까지 확대해 불필요한 형사 분쟁을 줄이도록 했다.
필수의료에서는 고위험 진료 특성을 고려해 의료사고 배상 보험료에 대한 국가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중과실이 없고 손해배상이 완료된 경우에는 기소 제한이 가능하도록 특례를 둬 의료인의 과도한 형사 부담을 완화토록 했다.
한지아 의원은 "의료사고는 환자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남기고, 의료현장에는 장기 분쟁과 과도한 사법 부담을 초래해 필수의료 위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을 통해 환자의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구제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불필요한 분쟁 구조를 개선해 의료사고 안전망을 보다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5년간 의료분쟁조정 신청은 연평균 2134건, 민사 의료소송은 연평균 831건에 달했다.
대검찰청 범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피의자가 된 의사는 연평균 약 737명으로 의료사고를 둘러싼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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