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이 내년 5월 시행되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을 만들기 위해 발주한 연구용역 5건 중 2건을 대한의학회에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맡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한 기관이 체결한 2건의 계약금액이 1억원을 초과, 국가계약법상 시행령 위반 소지가 있는 ‘쪼개기 계약’이라는 비판이다.
지난 20일 중재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공론화하며 경위를 따졌다.
이 의원이 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재원이 발주한 의료분쟁조정법 관련 하위법령 연구용역은 ▲의료사고 설명의무(3800만원) ▲의료사고심의위원회(6800만원) ▲책임보험(7700만원)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중대 과실(9700만원)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5000만원) 등 5건이다.
이 중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중대 과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연구용역은 수의계약이고, 나머지는 조달입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의계약 2건은 수행기관이 모두 대한의학회로, 계약기간도 2026년 5월 15일부터 11월 30일까지로 같다.
이 의원은 다른 3건은 입찰에 부치면서 해당 2건만 수의계약한 이유를 중재원 측에 물으며 “두 과업을 하나로 묶어 발주할 생각은 안 했는가”라고 ‘쪼개기’ 발주 의혹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창훈 중재원장은 “대한의학회가 하나의 법적 주체이긴 하지만 연구를 수행하는 분과가 서로 달라 나눠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고, 통합발주 검토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중재원이 대한의학회에 맡긴 연구용역이 국가계약법 시행령상 용역 수의계약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상 용역 수의계약은 원칙적으로 추정가격 2000만원 이하에서만 가능하고, 학술연구와 같이 특수한 지식·기술이 필요한 용역에 한해 예외적으로 1억원까지 허용된다.
그러나 중재원이 대한의학회와 맺은 두 계약금액을 합치면 총 1억4700만원으로, 전문성을 고려해 넓혀 놓은 예외 상한마저 넘는 수준이다.
이 의원은 “전문성은 수의계약이 가능한 이유지, 연계된 연구를 왜 두 계약으로 나눴는지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자료를 확인해보니 같은 기관이 같은 기간에 맡은 서로 이어진 두 연구만 수의계약이었다”면서 “하나로 경쟁입찰했어야 할 연구를 둘로 나눈 쪼개기 계약 의혹을 제기할 정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중재원장은 “일부러 쪼갰다기보다는 연구 대상에 따라 분류한 것”이라며 “나머지 연구 3건은 법률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연구라 입찰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중대 과실’ 연구 역시 법률적 영역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하면서 “굳이 이 연구를 대한의학회가 해야 했는지 검토한 자료가 있으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중재원이 대한의학회에 맡긴 연구 2건의 추정가격 산정자료 및 분리발주 판단 근거, 중재원 설립 이후 전체 계약내역을 10월 27일 종합감사 전까지 제출하라고 이 원장에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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