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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준·이슬비 기자]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등 수련환경 개선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육의 질(質) 제고를 위한 ‘보호수련시간’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보호수련시간은 전공의가 일정 시간을 별도로 확보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공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근무시간 내 별도 교육시간을 확보할 경우 진료공백과 다른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이에 보호수련시간의 적정 수준과 운영 방식, 인력·재정 지원 및 제도화 방안 등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데일리메디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10월 20일 서울 강남 소재 파크루안에서 ‘전공의 보호수련시간 확보 모색’ 정책 좌담회를 개최했다. 신응진 한국병원정책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 ▲한성존 젊은의사협의회장 ▲이의주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송하윤 분당제생병원 전공의대표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 ▲송현철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이 참석했다. [편집자주]
“진료만으로는 수련 부족”…‘보호수련시간’ 필요성 공감
이의주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전공의들의 수련 질(質)을 높이기 위해 진료업무와 분리된 ‘보호수련시간’을 별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수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체계적인 교육과 지도전문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의주 회장은 “2026년 실태조사에서 공식 배정된 교육시간은 주당 2시간이었다”며 “그중 진료업무나 호출로 교육이 중단돼 실제로 보호된 시간이 없다는 응답이 73%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계적인 교육과 지도전문의 피드백을 위해서는 공식적으로 보호된 교육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보호수련시간을 운영한 병원에서는 교육 효과를 체감했다는 경험도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레지던트 2년차인 이 회장은 올해 수련환경 혁신지원사업을 통해 매주 수술영상 교육 2시간과 시뮬레이션 교육 2시간을 별도로 받았다고 소개했다. 교육시간에는 병동에 업무 호출 자제를 공지,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수술을 10번 참관하는 것보다 영상교육 한 번이 훨씬 큰 배움이었다. 교수님께 해부학적 구조와 수술 시 주의점을 배우고 다시 수술을 참관하니 전혀 다르게 보였다”고 느낌을 전했다.
반면 보호수련시간을 도입하지 않은 병원에서는 여전히 교육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하윤 분당제생병원 전공의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환자 진료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초음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존 젊은의사협의회장은 “단순히 환자를 많이 본다고 임상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교수들이 전공의 진료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효율적으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련병원도 기존 교육방식 한계를 인정했다.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은 “현재 세브란스병원도 전공의 교육시간에 회진하거나 연락하지 않도록 공지하는 등 어느 정도 보호수련시간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제 환자를 어떻게 대면하는지 관찰하고 피드백을 주는 부분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는 “과거에는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하는 모든 근무시간이 교육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들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교육을 원하는지 귀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현실을 인정했다.
보호수련시간 ‘대체인력 확보’ 관건…근무시간 or 근무외 시간
하지만 보호수련시간 마련 방법에 있어서는 전공의들과 수련병원 측 시각이 갈렸다. 대체인력 확보와 병원 운영 부담 등 현실적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체인력과 관련해 송하윤 분당제생병원 전공의 대표는 “전공의가 보호수련시간에 근무를 비우는 동안 교수와 펠로우, 다른 전공의 등이 대체할 수 있고 이는 차차 정해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의주 대전협 회장은 “대체인력 확보는 단계를 나눌 수 있다. 2~4시간 단기 공백은 기존 인력을 활용하고, 전공의 출산 이후 3개월 간 장기공백은 외부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전담간호사로 이를 대체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전공의 업무는 처방 및 응급상황도 있는 만큼 전담간호사가 대신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은 “대체인력으로 단기 전문의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당장 교수들도 개인 연구시간을 빼서 전공의를 교육하고 있는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현장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전공의만 만족하고 교수와 병원이 불만족하면 시스템이 굴러가지 않는다”며 “3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호수련시간을 언제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피력됐다.
조병기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총무이사는 “급여를 받는 근무시간에 전공의들한테 보호수련을 넣으면 병원 입장에서 거부감이 있을 수 있고, 낮에 일하는 타 인력에 피해를 주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정민규 세브란스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역으로 근무시간 내 보호수련시간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물으면서 “전공의들이 자신의 교육을 위해 1시간 더 일찍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의주 대전협 회장은 “반드시 근무시간 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현재도 초과근무가 이뤄지는 병원이 많다. 당직 후 24시간 오프가 주어져도 회진, 드레싱 등을 수행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오프에 교육을 하면 또 다른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다.
송하윤 분당제생병원 전공의 대표 역시 “많은 전공의들이 환자를 두고 집에 바로 가지 못한다”며 “퇴근 후 보호수련시간을 보장해도 실제 전공의들이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호수련시간, 수련환경평가에 반영하는 제도 필요”
병원 자체 노력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보호수련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의주 회장은 “수련환경평가, 수련환경 혁신 시범사업 평가항목에 보호수련시간이 포함돼야 한다”며 “이외에도 수련규칙, 전공의법에 교육 측면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하윤 대표는 “보호수련시간 제도화가 필요한 이유는 현재 전공의 교육은 전공의와 지도전문의 등 개인이 시간을 내서 노력하는 선의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병기 총무이사는 “교수들 의지만으로는 어렵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 매년 수련환경평가가 있으니 항목에 넣으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응진 좌장은 “수련환경평가 반영은 필요하지만 전공의 정원 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패널티가 될 수 있다”면서 “법률로 정하면 위반 시 범법이 될 수 있어 병원은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보호수련시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보호수련시간의 수련환경평가 반영 방안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송현철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은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도 오래 고민하고 시범사업부터 시행한 것처럼 보호수련시간 제도화 역시 방향·시기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보호수련시간 논의가 이제 시작된 만큼 정부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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