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임신중지약 도입…건강보험·미성년자 미정
政, 임신 9주 이내 대상 1분기 목표…청소년·농어촌여성 접근성 마련
2026.09.16 12:15 댓글쓰기



정부가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임신중지 약물의 정식 허가 절차를 추진한다.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토록 하고, 이후 법 개정과 안전성 검토 결과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건강보험 적용과 약값, 미성년자의 보호자 동의 여부 등 구체적인 이용 조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관계 부처와 함께 세부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이번 방안은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에 추진되는 제도 개선이다. 국정과제와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임신중지 약물 허용 가능성 검토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음성적으로 유통돼 온 약물을 국가의료체계 안에서 관리해 여성 안전과 건강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원 장관은 “이번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낙태죄 폐지 이후 실질적인 국가 관리 체계가 부재했던 상황을 개선하고 국가의료체계 하에서 보다 안전하게 임신중지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임신 9주 이내 대상…“내년 1분기 도입 목표”


현재 식약처가 수입품목 허가·심사를 진행 중인 약물은 임신 63일, 즉 9주 이내에 사용하는 것으로 신청됐다.


신준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업체가 해당 임신 주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자료를 근거로 허가를 신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도입 목표 시점은 2027년 1분기다. 다만 허가와 공급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신 국장은 2024년 12월 허가 신청 이후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으며, 현재 위해성 관리계획 등에 대한 자료 보완이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허가가 나더라도 표시사항 준비, 수입 과정의 품질검사, 물량 확보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신 국장은 “업체가 절차 이행해야 될 부분들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약물 사용의 안전성을 확인하려는 목적과 함께 현행법상 약사 조제에 따른 처벌 가능성도 고려됐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약사에 대해서는 형법상 처벌이 가능하다는 법무부의 유권해석이 있어 우선 의사가 직접 조제하는 방식으로 도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2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약국 조제 등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곽 정책관은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부작용 우려가 확인되면 의사 직접 조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처방할 수 있는 의사의 범위도 의료계와 협의 중이다. 복지부는 특정 전문의 자격만으로 제한하기보다 임신 여부와 주수,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확인하고 약물 사용이 적절한지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 내 조제가 반드시 병원 안에서의 복용과 일정 시간 관찰까지 의미하는지는 이날 브리핑에서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허가 신청자료에 두 약물을 일정 간격으로 사용하고 이후 병원을 방문해 결과와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허가사항과 위해성 관리계획이 확정되면 의료계와 구체적인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약값·건보 적용 미정…접근성 확보도 과제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약값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곽 정책관은 제약사가 급여를 신청해야 건강보험 적용 검토가 가능하다며, 약제와 별개로 사전 초음파 검사 등에 보험을 적용할 수 있는지는 따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곽 정책관은 비급여로 도입될 가능성을 개인적인 예상으로 언급하면서도 가격은 현재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급여로 도입되면 의료기관의 가격 고지와 환자 설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 및 가격 비교 공개 등을 통해 관리하는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약물 유통은 제약사·유통업계에 의료기관 공급 원칙을 안내하고 의약품 유통 보고를 통해 점검할 방침이다.


미성년자의 이용 기준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신 국장은 현재 허가 신청사항에 투약 대상의 연령 기준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미성년자의 보호자 동의 여부에 대해 “전체적인 청소년 보호 체계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상담과 심리·정서적 지원도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중심의 공급으로 농어촌 거주자나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성평등부는 도입 후 청소년·저소득층·농어촌 거주 여성 등의 이용 현황을 대상별·지역별로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약물의 정식 도입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의 불법 유통과 임신중지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이용 여건은 향후 허가 심사와 진료지침 마련, 비용 및 접근성 대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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