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국가와 달리 국내에서는 제도적 공백으로 인해 재택혈액투석 환자가 전무한 실정인 만큼 전용 수가와 안전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신장학회 재택혈액투석연구회는 최근 광주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KSN-IAC 2026)에서 한국형 재택혈액투석 도입 필요성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점검했다.
현재 국내 신대체요법 환자 중 혈액투석 비중은 80.2%에 달하지만, 재택혈액투석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 홍콩, 일본, 대만 등 인접 아시아 국가들이 관련 제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 환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주 3회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재택혈액투석은 환자 상태와 일과에 맞춰 투석 시간과 횟수를 조절할 수 있어 심혈관계 부담을 줄이고 일상 복귀를 돕는 장점이 있다.
다만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투석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철저한 안전망 구축이 제도화의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학계는 국내 도입을 위해 표준화된 교육·인증 프로그램 구축과 함께 적정 보상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연세의대 김성근 교수는 “해외에서는 유효성과 안전성 근거가 충분히 축적됐다”며 “국내 정착을 위해서는 환자·보호자 교육, 안정적 장비 공급, 표준 프로토콜, 응급 대응체계와 더불어 재택의료에 부합하는 급여 및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석 치료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관리 모델도 제시됐다.
이동형 신장학회 홍보이사(범일연세내과)는 신장이식과 복막투석, 재택혈액투석을 아우르는 ‘홈케어 허브’를 제안하며, 신장내과 전문의의 판단과 방문간호, 원격 모니터링이 결합한 연속적 지원체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동기 재택혈액투석연구회 회장(서울의대)은 “재택투석 본질은 환자가 원하는 생활 터전에서 최적의 치료를 받도록 돕는 것”이라며 “도입 가능 여부를 따지는 단계를 지나 어떤 환자군을 대상으로 어떤 안전관리 체계 속에서 시작할지 실행 방안을 구체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재택혈액투석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도 설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민정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재택혈액투석은 의료기관 밖에서 환자가 직접 수행하는 치료법”이라며 “환자 안전관리와 교육, 의료진 책임 소재 등에서 기존 재택의료 시범사업과 차이가 있는 만큼 기존 틀을 답습하기보다는 특성에 맞춘 새로운 모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수가체계 마련과 다기관 시범사업 추진, 환자 등록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제도권 안착을 위한 정책 근거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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