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사고 형사처벌 이력 공개 제도를 추진 중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소희 의원(국민의힘)이 의료계 반발과 일부 의료계 인사들의 공식 의견 청취 후에도 법안 추진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그는 “의료사고 이력 공개는 책임 있게 진료해 온 대다수 의료인에게 신뢰를 돌려주는 제도”라며 의료계와의 추가 대화를 요구했다.
이소희 의원은 지난 6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前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국회에서 면담을 갖고 의료사고 이력공개 제도 관련 현장 우려를 청취했다.
이날 임 회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유죄가 내·외·산·소 등 필수과에 집중되는 구조 ▲의료진이 평판 우려로 고위험 환자 시술을 회피한다는 해외 연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건에서 비롯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기피 심화 ▲청주 미숙아 이송 중 사망·대구 쌍둥이 산모 수용거부 등 소아의료 인프라 붕괴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의료사고 이력 공개 명단에 오르는 순간 이는 의사 생명에 대한 사형 선고이자 살생부가 된다”며 “필수의료를 지망하는 젊은 의사에게 ‘이 길로 가지 말라’는 강한 신호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현장 목소리 무겁게 받아들이고 새 법안은 환자-의사 대립 전제 아니다”
이소희 의원은 이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전달해 주신 해외 연구 등이 우리 의료환경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제도 설계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 알권리 측면에서 해당 논의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국민은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맡길 의료기관과 의료인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합리적 범위에서 알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제도는 환자와 의사가 대결 구도에 있다고 전제하는 게 아니다”라며 “책임 있게 진료해 온 대다수 의료인에게 신뢰를 돌려주는 제도다. 정보를 가리면 불신이 생기고, 공개하면 신뢰가 자라난다”고 강조했다.
“불가피한 의료 결과와 명백한 과실 구분해서 의료진 위험 국가가 분담 필요”
국민 입장에서 환자 안전도 중요하고,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도 중요하기에 두 가치 모두 지켜야 한다는 게 이 의원 시각이다.
그는 “환자와 의료진을 서로 대립시키기보다 불가피한 의료 결과와 명백한 과실을 합리적으로 구분하고 의료진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위험을 국가와 사회가 어떻게 분담할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국민 알 권리, 환자 안전, 의료 지속 가능성이 함께 지켜지도록 공개 대상, 기준, 절차, 보완책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달 29일 이 의원은 의료사고 이력 공개를 주제로 첫 토론회를 개최하고 패널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를 초청했지만 3개 단체는 불참했다.
당시 의료계에 쓴소리를 가한 이 의원은 “이번에 임현택 회장님께서 직접 의원실을 찾아 현장 목소리를 전해주신 것처럼 의료계는 나와서 의견을 개진해 달라. 반대 의견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판이 정교할수록 제도도 정교해질 수 있다. 좋은 제도를 만들기 위해 오히려 반대 의견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이소희 의원의 해당 논의에 지속 불참할 것이라는 입장을 못박았다.
의협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고령·응급·중증환자와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기피하는 방어진료가 확대돼 의료사고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환자를 맡지 않는 의사를 만들 것”이라며 “공론화라는 틀에서 논의될 주제조차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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