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실증 R&D…필수·지역의료 해법 제시
인천 바이오헬스, 생산 전초기지 넘어 구조적 위기 극복 기여 ‘마중물 역할’
2026.08.07 06:15 댓글쓰기



유준일 인하대병원 개방형실험실 부단장. 
바이오헬스 산업이 대한민국 의료계 화두인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의료 공백’을 메울 실질적인 타개책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이 단순한 바이오헬스 산업의 생산 전초기지를 넘어 첨단 의료기술로 보건의료 구조적 위기를 극복할 글로벌 클러스터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최근 열린 인하대병원 개방형실험실 바이오 포레스트 데이에서 유준일 인하대병원 개방형실험실 부단장은 “병원과 스타트업, 정부와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임상 현장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자생적 산학연병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가 인천을 중심으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응급실 뺑뺑이 본질은 배후 진료 부재, AI로 중환자 병목 해결해야”


임상 현장 니즈(Needs)와 기업 기술력을 잇는 핵심 가교 역할은 인하대병원 개방형 실험실이 앞장서고 있다. 


유준일 부단장은 “병원이 주도하는 실증 R&D가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붕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할 열쇠”라고 주장했다.


유 부단장은 최근 사회적 화두인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산모 의료 대란 등 필수의료 공백 현상에 대해 현장 중심의 분석을 내놨다.


유 부단장은 “응급실 뺑뺑이 본질은 단순히 응급실 의사나 이송체계 부족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중환자 의학과 케어 인력 부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인천 지역 600개, 인하대병원 내 100개 중환자실 병상 자원만 제대로 활용해도 환자가 사망하는 일은 막을 수 있다”며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데 AI 에이전트와 통합 관리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도서 산간 지역이 많은 인천 특성을 반영한 구체적인 첨단기술 실증 사례도 제시됐다. 


유 부단장은 “백령도에서 헬기를 타고 긴급 이송되는 고관절 골절 노인 환자의 경우 초기 처치 이후 폐렴이나 근감소증, 욕창 관리가 생존과 직결된다”며 “포터블 엑스레이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원격으로 위급 환자를 스크리닝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현장에 신속히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인력난 역시 고위험 산모를 감당할 신생아중환자실 등 실질적인 중환자 대응 시스템 문제로 보고,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음을 알렸다. 


또 공항과 항만을 품고 있는 지리적 특성에 맞춰, 원내 감염병 스크리닝 도구와 바이오 마커 AI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헬스 미래 먹거리, 현장 실전형 R&D로 뒷받침해야”


이러한 현장 요구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권덕철 전(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이 반도체를 이을 국가 핵심 전략 산업임을 분명히 하며, 현장 중심 실전형 R&D 중요성을 짚었다.


권 전 장관은 “글로벌 팬데믹 이후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과 미국 생물보안법 발의 등 국가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안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건의료 R&D 예산이 꾸준히 증가해 1조 원을 돌파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환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전 장관은 “AI 기반 디지털 의료기기와 혁신 신약 개발은 융합 학문이 필수적”이라며 “의사과학자 양성과 임상 현장을 내어주는 연구중심병원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R&D의 결실이 기업의 몸집 부풀리기나 해외 기술 이전 실적으로만 포장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개발된 AI 기반 진단기기와 신약은 팍팍해진 병원 경영 환경을 개선하고,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임상 현장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데 집중적으로 쓰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하대병원·랩허브 ‘쌍두마차’ 기반 인천 바이오 생태계 완성


인하대병원은 이 같은 현장 중심 목표 아래 유망 스타트업과 협력해 심뇌혈관 질환, 감염병 모니터링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나아가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 자본 및 의료기관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임상시험 전초기지를 구축하는 등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병원의 든든한 뒷받침이 기업 전임상과 임상 단축은 물론 투자 유치로 직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인하대병원이 임상 현장을 열어 기업의 실증을 돕는다면,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상업화와 글로벌 진출까지 이뤄낼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을 펼치는 K-바이오 랩허브 청사진도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이재선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산학연 융합모델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업단은 인프라 완공 전인 현재도 혁신 모펀드를 활용한 투자 지원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등 다각적인 R&D 지원을 가동 중이다.


이 대표는 “기업이 겪는 인허가, 임상, 공정 등의 숱한 난관을 극복하려면 전문가 자문과 다국적 제약사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수적”이라며 “인하대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과의 탄탄한 실증 협력을 바탕으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인근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랩허브가 전체 바이오 생태계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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