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사용하지 않고도 ‘급성 뇌졸중’ 판단 가능
고대구로병원 김치경 교수팀, 인공지능(AI) 진단 기술 검증
2026.07.30 09:48 댓글쓰기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일반 뇌(腦) CT만으로 급성 뇌졸중 환자의 대혈관 폐색(LVO)를 정확히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검증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팀은 비조영 CT 기반 대혈관 폐색 검출 AI 알고리즘 진단 성능과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총 963명의 다국적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했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으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신속히 시행하는 게 생존과 예후에 직결된다. 


이를 위해 보통 조영제를 투여하는 CT 혈관조영술이 필수적이지만, 응급실 환경이나 병원 시스템에 따라 검사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기본 검사인 비조영 CT만으로 대혈관 폐색을 빠르게 판별해 내는 기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비조영 CT 기반 판별 기술 유용성 평가를 위해 한국 환자 723명과 미국 환자 240명 등 총 96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AI 대혈관 폐색 진단 성능을 나타내는 곡선하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은 한국 환자군에서 0.963, 미국 환자군에서 0.899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국가 환자와 다양한 CT로 구성된 데이터에서도 높은 진단 성능을 유지하며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문의와 전공의 등 의료진 8명이 참여한 교차 판독 연구에서도 AI 보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의료진이 AI 도움 없이 비조영 CT를 판독했을 때 진단 정확도는 AUC 0.718이었으나, AI 도움을 받아 판독한 경우 0.852로 향상됐다. 


대혈관 폐색 환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민감도는 46.6%에서 63.7%로 높아졌으며, 대혈관 폐색이 없는 환자를 구분하는 특이도 역시 91.9%에서 94.9%로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기존 판독만으로는 놓칠 수 있었던 대혈관 폐색 환자 18명 중 1명을 AI 도움으로 추가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치경 교수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 현장에서 접근성이 높은 비조영 CT만으로도 중증 뇌졸중 환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AI 보조를 통해 비숙련 의료진이나 전공의들도 진단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어 지역 병원이나 야간 응급상황에서 의료 질을 크게 상향 평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신경영상 및 신경외과 분야 상위 10%(Q1)에 해당하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JNIS (Journal of NeuroInterventional Surger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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