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3% “보건의료데이터 이익 ‘환원’ 동의”
“사용처 알 권리 등 소비자 통제권과 단단한 신뢰 구축 선행돼야”
2026.07.16 19:06 댓글쓰기

환자를 포함 국민 10명 중 8명은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에 따른 이익 환원에 동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의 ‘소비자 통제권’과 ‘단단한 신뢰’가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근 서머스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및 AI ELSI 포럼: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이익,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정진향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실시한 ‘2026년 환자와 일반인 대상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및 이익 공유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연합회 및 환우 단체 협조 조사를 통한 환자 241명과 SNS 활용 조사를 통한 일반 국민 197명 등 총 438명이 참여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응답자 82.9%는 ‘데이터 활용으로 발생한 이익 일부가 환자·소비자에게 공유(환원)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이들은 데이터 ‘통제 가능한 활용’을 전제했다. 이와 관련, 데이터 통제 방안에서 ‘사용처를 알 권리’ 89.8%, ‘동의 철회권’ 86.5% 등으로 높은 긍정을 보였다.


데이터 활용 주체별 활용 수용도에서는 주치의·진료받는 병원이 79.5%, 정부·공공기관이 78.7%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영리 목적 민간기업은 38.4%로 가장 낮았다. 


선호하는 이익 공유 방식으로는 신약·서비스를 우선·저가로 제공받는 방안 1순위가 25.6% 가장 높았다. 개인에 대한 직접 현금 보상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보건의료데이터 공유 기금 도입에는 45%가 찬성하며 반대 21.9%보다 높았다. 선호 운영 주체는 정부가 44.1%로 압도적이었다. 

 

결론적으로 환자와 국민은 통제권을 보장하는 위임형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봤으며 이익 공유 보장 시 제공 의향이 상승했다. 


조성된 공유 기금은 희귀·난치 질환 연구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정 사무총장은 “결론은 명확하다. 환자와 시민은 데이터 활용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거기서 나온 이익 일부는 다시 환자와 소비자에게 돌아와야 한다는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익 환원 위해서는 신뢰 기반 ‘선(先) 데이터 제공’


하지만 이익 환원을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 제공이 우선돼야 하고 문제는 ‘신뢰’다. 


국민과 환자가 데이터 활용이 필요하다고 이해하는 것과 소비자 신뢰 없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활용돼도 좋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설문에서 제약·바이오 등 민간기업보다 주치의·병원과 정부·공공기관 데이터 활용 수용도가 높은 것 등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의료소비자와 환자가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본인 데이터 활용을 결정할 수 있고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건강한 데이터 생태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와 관련,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의료 소비자 및 환자들의 안심과 동의를 구하는 과정부터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소비자가 목적에 따라 직접 고르고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데이터는 공익적 목적을 최우선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활용하고 있는 ‘가명 정보’ 안정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2018년 가명 정보 도입을 결정, 2020년 기본법 개정에 따라 과학적 연구를 위한 가명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명 정보가 인공지능(AI) 데이터와 결합되면서 재식별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더불어 유전체·희귀질환·지역·연령 등을 토대로 개인을 추정할 가능성도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가명 정보도 재식별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관리돼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 등을 활용이 혁신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보건의료데이터 특성을 고려할 때 기본 원칙이 배제되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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