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중증 비만치료 본질 위협”
박성수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이사장 “중증에서도 약물 치료 만능주의 우려”
2026.07.13 06:18 댓글쓰기



“비만 치료제 등장은 환자들에게 분명 축복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중증 비만환자가 받아야 할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친다면 오히려 더 큰 불행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비만 치료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 이면에서는 ‘약물만으로 비만치료가 가능하며 수술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박성수 초대 이사장(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의학적 근거와는 거리가 먼 매우 위험한 오해”라고 단언했다.


그는 “비만치료는 환자 상태에 맞게 약물과 수술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중증 비만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이 여전히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표준치료”라고 설파했다.


“중증 비만에서는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 표준치료”


박성수 이사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최근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약물 만능주의’다.


그는 “비만 치료제는 의학적으로 매우 큰 발전이지만 일부에서는 마치 수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며 “실제 임상 근거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은 분명 의미 있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지만 고도비만이나 중증 대사질환 환자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 체중이 감소하지 않는 ‘천장효과’가 적잖다.


여기에 약물 중단 시 상당수 환자에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다.


반면 비만대사수술은 10년 이상 장기간 체중 감량 효과와 당뇨병 관해 효과가 지속된다는 근거가 축적돼 있다.


그는 “약물은 수술 전 환자 상태를 개선하거나 수술 후 체중이 다시 증가했을 때 활용하는 치료 수단이지만 수술을 대신한다는 인식은 중증 비만치료 원칙을 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도한 약물치료 의존으로 수술 시기를 계속 미루다가 제2형 당뇨병의 관해 가능성을 잃는 부분을 우려했다.


그는 “당뇨병은 발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술 효과도 떨어진다”며 “약물치료만 반복하다가 결국 수술이 필요한 시점에 왔을 때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만, 약물로 관리하는 만성질환 인식 경계”


박 이사장은 최근 비만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서도 본인 철학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 등장은 환영할 일이지만 비만대사질환을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은 조기에 적극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약물과 수술, 영양관리, 운동, 추적관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학회도 기존 ‘수술 중심 학회’를 넘어 ‘통합 비만대사 케어 전문학회’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비만치료는 수술만 잘한다고 끝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약물치료는 물론 수술 전후 관리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학회를 발전시키겠다”고 피력했다.


‘우수외과의’ 인증제 강화…환자 신뢰도 제고


박성수 이사장이 취임 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KSMBS Certified Surgeon of Excellence(우수외과의 인증제)’ 고도화다.


기존의 인증의 제도를 한 단계 발전시켜 국제적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외과의를 공식 인증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수술은 물론 합병증 관리, 최신 비만약물 교육 이수, 수술 데이터 등록, 장기 추적관리 역량까지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인증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학회가 구축해 운영 중인 익명화 데이터 등록 시스템(MOSAIC)을 적극 활용해 데이터 기반 질 관리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비만대사수술 등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 안전성과 효과성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약물-수술 융합 시대 도래…세계 기준 제정 준비”


박성수 이사장은 향후 학회가 가장 먼저 세계 변화에 적응하는 학회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BMI 중심 진단을 넘어 내장지방과 근감소성 비만까지 반영하는 새로운 비만대사질환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AI 기반 진료지원 시스템과 약물치료 알고리즘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외과의사가 갖고 있는 해부학적 이해와 수술 경험은 약물치료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강점”이라며 “수술과 약물을 모두 이해하는 전문가가 비만치료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가 세계 최고 수준의 통합 비만대사 케어 모델을 구축해 국제 표준을 제시하는 학회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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