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떠나는 전공의들…“필수의료 정책 불신”
박주은 부산백병원 교수 “젊은의사들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제도 설계해야”
2026.06.20 17:26 댓글쓰기



지역 전공의들이 전문의를 취득하고도 지역에 남고 싶어하지만,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을 불신해 결국 지역을 이탈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울산·경북지역 전공의 86% “계약형 지역의사제 참여 안한다”


부산·울산·경북지역 전공의 대부분이 전문의 취득 후 지역에 남을 의지가 있으나, 86%가 정부의 현재 ‘계약형 지역의사제’ 형태에는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설문에서 그 근거가 확인된다. 


20일 부산 파란시티병원에서 ‘의료혁신을 위한 의료혁신위원회-대한전공의협의회 공동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주은 부산백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수련을 하기 위해 지역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부산에서 외과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서울에서 전임의, 그리고 다시 부산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지역으로 돌아온’ 당사자다. 


그가 소개한 설문조사 결과는 지난해 7월 당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시했고 부·울·경 전공의 542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83.4%(452명)는 전문의가 된 후에도 지역에 남고 싶어했다. 그러나 국가·지자체와 계약을 맺고 지역에 5년 의무복무하는 계약형 지역의사로는 일할 의향이 대부분 없었는데, 86.3%가 그렇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현재 지역필수의료 정책에 대한 전공의 불신율은 91%다. 전공의들 지역 정착 의지가 문제가 아니라 안전망과 계약조건에 대한 신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불참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배후진료 부족·법적부담 대책 부재’


계약형 지역의사제 참여 의향이 없는 이유를 묻자, 응답자들은 ‘배후진료 부족·법적 부담 대책 부재(62.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5년 단기계약·고용 안정성 미보장’, ‘환자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신뢰 부족’, ‘지역 인구 감소·향후 일자리 우려’ 등이 뒤를 이었다. 


박 교수는 “의사를 강제 배치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일하고 지역에서 전문성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조건 마련이 우선”이라면서 “부·울·경 의료전달체계와 지역 복귀 경로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일례로 병원마다 모든 중증환자를 24시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기관별로 역할을 나누고, 중증진료 순환 당직·신속 전원체계 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 전공의가 수도권으로 수련하러 가는 것을 막을 것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배우고 지역으로 돌아올 자리를 보장하고, 연수를 마친 뒤 지역 병원에서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 생각이다. 


그는 “돌아온 전문의가 안정적으로 교육과 연구를 이어갈 기회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의료사고 안전망 및 합리적 책임 배분, 필수의료 수가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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