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병원과 병원 기반 연구·사업화 조직들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 ‘바이오 USA 2026’에 참여해 글로벌 파트너링 기회를 모색한다.
과거 바이오 USA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공동개발 논의 무대로 활용돼 왔다면 최근 병원과 의료원 산하 연구 조직, 병원 기반 신약개발 법인까지 참여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바이오 USA 2026(BIO INTERNATIONAL 2026)’에 서울대병원, 고려대의료원, AMC사이언스(서울아산병원 연계), 국립암센터,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병원·연구기관이 대거 참가한다.
올해 BIO USA 공식 파트너링 명단에는 병원 뿐만 아니라 의료원 산하 기술사업화 조직, 공공의학연구기관, 병원 연구 기반 신약개발 법인까지 포함된 형태로 눈길을 끈다.
우선 서울대병원은 서울대학교산학협력단을 통해 공식 파트너링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BIO USA 2026 SNUH’ 부스 구축·운영을 위한 별도 용역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참관이나 1대1 미팅을 넘어 독자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글로벌 연구·사업화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는 셈이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행사 직후인 26일에도 기술보증기금,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현지에서 ‘K-Bio Global Innovation Forum’을 개최하고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네트워킹이 예정돼 있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연구사업화 조직도 공식 참가 명단에 포함됐다. 병원 진료조직 자체보다 의료원 기반 연구성과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담당하는 조직 성격이 강하다.
의료현장에서 축적된 연구성과를 외부 기업과 연결하고, 기술사업화 관점에서 글로벌 접점을 넓히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아산병원과 연결된 HD현대 자회사 AMC사이언스도 파트너링에 나선다. HD현대 계열사로 설립된 신약개발 법인으로, 서울아산병원 연구 기반 혁신 치료제 개발, 기술이전 등이 목표다.
AMC사이언스는 올해 두 번째 참여로 서울아산병원 기반 난치성 질환 신규 타깃을 발굴하는 플랫폼을 내세워 항암, 안질환, 자가면역질환, 피부질환 등 분야별 파이프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병원 연구조직에서 축적된 후보물질, 세포치료제, 의료기기 등 연구 자원을 산업계와 연결하고, HD현대그룹 자본과 결합해 사업화 가능성을 키우는 구조다.
삼성서울병원도 파트너링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서울병원은 미래의학연구원, 임상시험센터, 암병원, 정밀의료 연구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병원 중심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해 왔다.
병원 임상·중개연구 역량을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기업과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 연구기관도 합류…암·방사성의약품 협력 기대
국립암센터도 올해 BIO USA 참가 명단에서 확인된다. 국립암센터는 암 연구, 임상, 공공보건 기능을 함께 갖춘 국가 암 전문기관으로 특히 암 분야는 BIO USA에서도 논의가 활발한 영역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도 파트너링에 참여한다. 원자력병원 포함 방사선의학 전문 공공기관인 만큼 방사성의약품, 방사선 치료, 핵의학 기반 진단·치료 기술 등에서 글로벌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특히 원자력의학원은 최근 RI(Radioisotope) 신약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의학원 내 RI신약센터를 중심으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기반 방사성의약품 개발 플랫폼을 구축했다.
알파·베타 핵종을 활용한 차세대 표적 방사성치료제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 역량은 국내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들과의 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노바티스 플루빅토(Pluvicto) 성공 이후 방사성의약품 분야가 차세대 성장 영역으로 부상하면서 퓨쳐켐, 듀켐바이오, 셀비온, 카이노스메드 등을 입주시켜 연구 및 협력에 나서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이들과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후보물질 평가, 비임상·임상 연구, 기술이전 등 전주기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관으로 기술사업화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내 병원들의 바이오 USA 참여는 이들이 임상 수행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발굴과 사업화, 글로벌 공동연구 주체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기술이전 성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더라도 글로벌 제약사·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것 자체가 향후 공동연구 및 임상 협력, 스타트업 지원, 기술사업화 확장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병원 임상 데이터와 연구 인프라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입장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자산”이라며 “병원이 기술사업화 기관으로서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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