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계약 최종 협상이 오늘(29일) 예정된 가운데 무너져가는 의료체계를 사수하기 위한 치열한 밤샘 마라톤 레이스를 앞두고 있다.
밴드에서 최대 규모를 차지하는 의원급과 병원급 수가협상단은 벼랑 끝에 몰린 의료현장 위기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생존을 위한 적정수가 보장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특히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주축이 된 의원 수가협상단은 최저임금 및 인건비 상승 등 악화한 의료 물가와 의료기관 경영 여건을 고려할 때, 최소 1조5000억원 이상 추가소요재정(밴드)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강한 목소리를 냈다.
의원과 병원유형은 예년 수준 미미한 재정 규모로는 의료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가 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건강보험공단과 가입자단체에 거듭 설득하며 밴딩폭 상승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협, 적정 수가보상→필수의료 유지
의협은 수가협상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29일 입장문을 통해 적정 수가 보상은 필수의료 기반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조건들이 지켜지지 않아 의료현장의 수많은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관철하고자 마지막까지 끈질긴 협상을 이어가도록 협상단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단순한 파이 키우기를 넘어 수가협상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요구다.
작년 1.9% 인상된 병원, 다소 ‘불리’…굳게 닫힌 건보공단 곳간 ‘변수’
대한병원협회는 인력 구조 재편에 따른 보상 체계 정비의 시급성을 외치며 맞불을 놨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진료지원(PA) 인력,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등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며 급증한 인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이에 걸맞은 수가체계가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장 안팎에서는 각 직역 위치를 두고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해 협상에서 수가 인상률 1.9%를 기록했던 병원 유형은 이번 협상 지표상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의원 유형은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 한정된 밴드를 둘러싼 직역 간 눈치싸움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의과와 병원 환산지수가 0.1%만 오르내려도 수백억 원의 재정이 움직이는 철저한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밴드 총규모가 예년 수준에 묶일 경우 치과나 약국 등 타 직역 몫이 직접적으로 출렁이게 된다.
재정위, 건보재정 적자 전환 예고…협상 난항 전망
보험자인 건보공단과 재정위는 건보재정 악화와 보수적인 산출 지표를 내세워 거대한 방어벽을 쳤다. 올해 건보 재정의 적자 전환이 예상됨에 따른 행보다.
재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101조 665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고, 당기수지 흑자 규모 역시 2024년 1조 7244억 원에서 2025년 4996억 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비상 진료 상황으로 인해 양수(+)를 기록했던 지속가능한 진료비 증가율(SGR) 산출값이, 올해는 전공의 복귀 등으로 전체 진료비가 상승하면서 음수(-)로 전환됐다. 이는 적정 수가규모 설정을 위한 산출 지표들이 공급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신호다.
결국 같은 시각 열리는 건강보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밴드 규모를 어느 수준으로 책정하느냐에 따라 직역별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여기에 지난해 의·병원 유형에 환산지수 0.1%를 떼어내 별도 적용했던 ‘상대가치점수 연계(환산지수 쪼개기)’ 방식이 올해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의협은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확립을 위해 정부 국고지원 정상화는 물론 밴드 사전 공개와 수가조정위원회 설치 등 보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협상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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