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동자 36%, 면허범위 ‘이탈 업무’
노조, 4만5062명 실태조사…외과계>내과계>VIP실 포함 특실>일반외래 順
2026.05.20 15:06 댓글쓰기



자료출처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동자 3명 중 1명은 면허와 자격 범위를 넘어서는 타 직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최희선)은 올해 4만50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정기 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직운영과 관련한 이번 실태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은 담당 외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으며 35.9%는 면허와 자격 범위를 넘어서는 타 직종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었다. 


부서별로는 ▲외과계 일반병동(50.6%) ▲내과계 일반병동(48.9%) ▲VIP실/특실/격리병동(48.8%) ▲일반외래 진료과(46.9%) ▲특수간호/진료부서 기타(44.5%) 순이었다. 


24시간 내내 환자와의 접점이 많은 부서에서 타 직종 업무 수행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반면 ▲재활치료팀(12.5%) ▲진단검사의학팀(12.7%) ▲영양팀(16.5%) ▲약제팀(18.7%) ▲영상의학팀(20.2%) 등은 상대적으로 그 비율이 낮았다.


자료출처 보건의료노조 

근무형태별로 보면, 3교대 근무자의 타 직종 업무 수행률이 43.9%로, 통상근무(30.9%) 대비 13.0%p 높게 나타났다. 


야간·심야 시간대에 인력이 줄어들면서 본래 업무 외의 역할까지 맡게 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노조 분석이다. 


의료기관 특성별로는 국립대병원(43.7%)가 가장 높았고, 사립대병원(37.4%), 특수목적공공(33.6%), 민간중소병원(32.6%). 지방의료원(31.8%) 순으로 나타났다.


병원 현장에서는 “부서 내의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도 32.3%로 나타났다. 


세부 부서별로는 ▲건강검진센터/직업환경의학과(43.9%) ▲시설/안전/보안/미화/이송(41.5%) ▲일반외래진료과(38.9%), 일반행정(38.3%) ▲수술실(37.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정신과병동(25.2%) ▲재활치료팀(26.9%) ▲중환자실(27.6%) ▲영양팀(28.0%) ▲중앙공급실(28.0%) 순으로 낮았다.


“나는 내가 담당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93.8%에 달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보건의료노동자는 담당 업무 범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지 않거나 병원 현장의 상황으로 인해 본래 업무 외 타 직종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10명 중 8명은 감정 억누를 뿐 … 공식 매뉴얼 비치 36.1% 불과


한편, 감정노동 및 보호체계에 대한 인식을 긍정비율(매우 그렇다+그렇다)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감정노동 부담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호체계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보건의료노동자 10명 중 8명(77.3%)이 업무 중 감정을 억제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부당하거나 막무가내 요구로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응답도 46.1%에 달했다. 


또한 퇴근 후에도 힘들었던 감정이 남아 있다는 응답은 67.6%로 나타나 감정노동 지속성이 확인됐다. 


환자·보호자·동료·상급자 등을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눌러야 하는 상황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업무상 감정노동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감정노동 해결을 위한 공식적인 규정(절차)이 있다는 비율은 39.4%, 감정노동 대응 매뉴얼이 비치돼 있다는 비율은 36.1%로 나타났다. 


노조는 “보건의료노동자가 겪고 있는 감정노동 수준에 비해 감정노동에 관한 제도적 보호체계가 미비한 상태임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병원특성별 감정노동 및 보호 체계 수준을 살펴본 결과, 부적절한 감정노동 수행과 관련된 3가지 문항(부당하거나 막무가내의 요구, 감정 억제, 퇴근 후 힘든 감정 남음) 모두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의 대학병원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환자·보호자와의 대면 접촉이 많고 업무 강도가 높은 대학병원에서 감정노동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무 중 감정 억제에 관한 응답을 부서별로 확인했을 때, 일반외래진료과(87.5%), 내과계 일반병동(87.2%), 인공신장실(87.2%), 원무/고객지원(86.6%), VIP실/특실/격리병동(85.8%),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85.7%) 등 주로 환자를 직접 대하는 부서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중앙공급실(53.4%), 시설/안전/보안/미화/이송(56.0%), 약제팀(61.9%), 진단검사의학팀(62.2%), 일반행정(62.4%) 등 환자와 직접 대하는 일이 적은 부서에서는 감정 억제에 관한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가장 낮은 부서 기준으로도 감정 억제에 관한 응답이 절반을 넘어, 보건의료노동자 전반적으로 감정노동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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