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저조…금융당국 강경책
기존 설득 방식 대신 ‘압박’ 선회…‘EMR업체 담합’ 등 불공정 관행 조사
2026.05.16 20:49 댓글쓰기



제도 시행 2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낮은 참여율에 머물러 있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회유책에서 강경책으로의 선회를 예고했다.


서비스 확산의 발목을 잡고 있던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업체들을 설득하는 대신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에 나서기로 했다.


의료기관 연계율이 29%에 그치면서 소비자가 종이서류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취지가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일명 ‘실손24’는 환자가 종이서류 대신 영수증, 진료비 내역서, 처방전 등을 보험사로 전자 전송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2024년 10월 도입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일선 의료기관들 참여율이 저조하면서 제도 취지를 살리지 못학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실손24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3만614곳으로, 전체 의료기관 수 대비 연계율은 29%에 불과했다.


병원·보건소 연계율은 56.3%로 절반 수준이었지만 의원 및 약국 참여율은 26.8%에 그쳤다.


의료기관과 EMR 업체들이 시스템 개편에 따른 개발비용, 추가 장비 설치 비용, 유지보수 비용 등에 부담을 호소하며 참여를 꺼린 결과다.


특히 의료기관에 전자의무기록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EMR업체 참여가 낮은 점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 확산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 왔다.


의료기관이 기존 EMR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해당 업체가 실손24와 연계하지 않으면 의료기관 자체 참여도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그동안 EMR 업체 등과 수 십 차례 협의를 진행했고, 문제로 지적된 서버비용, 시스템 개발비용 등 재정적 지원책도 마련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도 참여율에 큰 변화가 없자 금융당국은 EMR 업체 설득과 별개로 강경책을 쓰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일부 EMR 업체의 집단적 참여 거부 행태가 있는지 불공정 관행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소비자단체 역시 EMR 업체들의 미온적 태도로 의료기관들의 자발적 참여에 한계가 있을 경우 과태료 신설이나 담합 여부 조사 등 실효적인 제재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분위기가 심상찮게 형성되자 최근 일부 EMR 업체는 실손24 참여 의사를 밝혔고, 오는 6월 시스템 개발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료기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키로 했다. 실손24에 병원별 청구 건수를 표시하고, 병원 소개글과 이미지 등록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또 소비자가 실손24 미연계 병원에 직접 도입을 요청하고, 해당 병원이 연계를 완료하면 소비자에게 별도로 안내하는 방식도 검토하기로 했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직접 의료기관에 실손24 연계를 요청하도록 유도하고, 실손24 사용 방법과 이용 가능한 병원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복지부와의 협업도 확대된다. 의약단체와 지역 공공병원을 대상으로 공문을 발송해 청구전산화 참여가 법상 의무라는 점을 안내하고 참여를 촉구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손24 연계율이 조속히 높아질 수 있도록 매월 추진 실적을 점검하고, 소비자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 사항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단체 설문조사 결과 청구 전산화를 이용한 소비자 89%가 기존 보험금 청구방식보다 편리하다고 답했고, 94%가 향후에도 계속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참여 병원 역시 79%가 환자 서비스 만족도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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