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병 중증·희귀질환 증가-병상 3634개 감축
전국 47개 병원 참여, 의료비는 상승…“절대평가 도입·지원 법제화 필요”
2026.05.19 17:38 댓글쓰기

정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시행 1년여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의료전달체계 질적 변화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중증 및 희귀질환 진료 비중이 확대되고 일반 병상이 감축되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혁신이 진행인 데 따른 변화다.


다만 진료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의료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 향후 절대평가 도입과 지원 체계제도화 등 정교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진료 패턴 변화…양적 팽창서 질적 전문화 지향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상급종합병원·병원급 구조전환 지원에 따른 의료전달체계 개선 효과 연구’(연구책임자 함명일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상급종병 진료 행태가 과거 외래 중심 양적 팽창에서 중증·응급 환자 중심의 질적 전문화로 빠르게 재편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진료질병군인 DRG A군 비율은 2023년 상반기 57.2%에서 2025년 상반기 62.1%로 증가하며 본연의 기능인 중증 환자 진료 집중도를 높였다.


또 참여 병원들은 당초 계획한 3634개 일반 병상을 감축하며 전체 병상 수 대비 약 8.6%를 줄이는 등 인프라 효율화도 확인됐다.


이용량 감소→의료비 상승세 지속…지속 가능성 ‘숙제’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에도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것은 의료비 상승 추세다. 


2025년 상반기 상급종합병원 이용 건수는 줄었으나, 입원 일당 의료비는 평시 대비 약 1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증환자 진료에 따른 고난도 시술 증가와 정책 가산 수가 영향으로 분석됐다. 


나아가 의료 현장에서는 필수의료 인력 확보 어려움과 초기 시설 투자비 부담에 따른 지속 가능한 재정 지원 필요성이 확인됐다.


“상대평가 한계, 절대평가 전환 및 지원 체계 제도화 시급”


함명일 교수 연구팀은 구조전환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 평가 패러다임 전환을 제언했다. 


의료기관 간의 소모적인 서열화를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상대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기관별 규모와 특성을 고려한 ‘절대평가’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정 기준을 충족하거나 성과를 달성한 우수 기관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해 질적 향상을 위한 선의의 경쟁 유도를 제안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의료현장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 기준과 지표, 방식을 사전에 공지하는 ‘사전 안내 체계’ 확립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평가를 위한 별도 행정적 업무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효율적인 지표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향후 의료전달체계 근본적인 개편을 위한 제언도 있었다.


연구팀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확대와 더불어 병원 역량 및 지역적 특성에 따라 ‘전국형’과 ‘지역형’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체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상급종병이 단순히 규모가 큰 병원이 아니라 지역의료체계 핵심 거점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함 교수는 “3년 한시로 운영되는 지원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전환된 구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단계적으로 제도화하고, 구조전환을 조기에 달성한 병원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실질적인 우대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일정 기준을 충족하거나 추가 성과를 달성한 우수 기관에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지급해 소모적인 순위 경쟁이 아닌 질적 향상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사업 결과를 최종 확정하기에는 아직 기간이 짧다는 점을 연구 한계로 꼽았다. 현재 병원들 적응 시기인 만큼,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의 장기적 효과를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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