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빠르게 늙어가는 대한민국.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기까지 6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심지어 이웃나라 일본(10년) 보다 가파르다. 초고령사회에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의료비가 국가 존폐와 직결될 정도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그 해답을 ‘재활’에서 찾고자 했다. 회복기 재활을 통해 노인환자들의 재가 복귀율을 늘림으로써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불필요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라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그 중심에는 ‘재활의료기관’이 자리한다. 2020년 이후 6년 차에 접어들었고, 또렷한 성과를 기반으로 노인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시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일선 병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재활의료기관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번 제3기 재활의료기관 공모 역시 뜨거웠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제도권에 신규 진입한 21개 재활의료기관들이 펼칠 활약상을 조명하는 기획에 나선다. 그 첫 행선지는 서울 강북 노인의료 메카로 칭송받는 ‘포근한재활병원’이다.

회복기 재활환자, 47.9% 압도적 비율
포근한재활병원은 지난 1998년 개원 이후 26년 세월 특유의 포근한 의료 서비스로 지역 노인환자들을 포용했던 병원으로, 3년 전 전문 재활병원으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전인적 노인의료를 넘어 뇌졸중이나 관절수술 등 치료 후 회복이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재활을 통해 ‘일상 복귀’를 돕겠다는 취지였다.
대대적인 인력 보강 및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진료환경과 입원환경을 대폭 개선하며 전문재활 시스템을 구축했고, 압도적인 성적으로 이번 제3기 재활의료기관에 지정됐다.
포근한재활병원이 이목을 집중시킨 대목은 재활의료기관 지정의 핵심인 회복기 재활환자군 비율이었다.
현행 규정상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전체 입원환자 중 회복기 재활환자 비율이 4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지정된 병원도 이를 유지하지 못하면 지정 취소된다.
환자군 인정 범위가 상당히 제한적인 탓에 병원들은 이 항목을 최대 난제로 꼽는다. 실제 이번에 신규 신청서를 제출한 병원 상당수가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평가 당시 포근한재활병원의 회복기 재활환자 비율은 무려 47.9%였다. 재활의료기관 지정 후에는 환자가 더욱 몰리면서 회복기 재활환자 비율이 62%까지 상승했다.
재활의료기관으로의 체질 개선 노력과 함께 재활의 전문성이 입소문을 탄 결과였다.
실제 포근한재활병원은 서울의대 출신인 황광민 병원장을 필두로 김한태, 김제경, 김상윤 과장 등 3명의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수준 높은 재활을 책임진다.
뿐만 아니라 경희대한방병원 출신의 김태연 진료과장(한의사)도 양한방 협진을 통한 환자 맞춤형 치료에 나서고 있다.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시스템도 강점이다.
일명 ‘팀 어프로치(Team approach)’는 여러 전문가들이 함께 논의하는 만큼 잘못된 진단 확률을 낮추고 환자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단순히 신체적 측면 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부분까지 고려해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로코맷(Lokomat)과 에리고(Erigo) 등 재활로봇 역시 포근한재활병원의 전문재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치료사 3명이 환자의 두 다리와 허리를 붙잡고 재활치료를 도왔던 기존과 달리 관절마다 정밀 센서가 부착된 로봇다리를 착용해 개인별 최적의 보행 훈련이 가능하다.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질환이나 척수손상으로 독립적 보행이 어려운 환자들의 정상 보행 패턴 훈련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울러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고 24시간 전문적인 간호를 받을 수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체 병동에서 제공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 부담도 확 줄였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재활을 위한 각종 기능 점검과 최적의 치료 및 안정적 심리 상담을 통해 빠르고 원활한 복귀가 이뤄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집으로 찾아가는 1:1 맞춤형 방문재활
포근한재활병원은 이처럼 견고한 집중재활치료는 물론 퇴원환자의 재활치료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문재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방문재활’은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에서 집중재활 후 퇴원한 환자에게 전문가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맞춤형 재활을 제공하는 제도다.
기본 제공 기간은 90일이며, 기능평가 후 필요 시 30일 연장이 가능하고, 주 1~2회 60분 기준으로 운영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돌봄의 중요한 축으로,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에 한해 방문재활이 허용된다.
포근한재활병원 역시 재활의료기관 지정과 함께 ‘방문재활’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집중재활치료 후 집으로 퇴원한 환자의 잔존하는 장애 관리를 통해 완연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돕는 전주기적 재활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그 기저에는 그동안 축적한 ‘낮병동’ 운영 경험이 자리한다. 외래와 입원의 중간 형태의 낮병동은 하루 중 6시간을 병원에서 집중 재활치료를 받고 가정으로 돌아가는 진료 시스템이다.
6시간 내내 1:1 재활치료가 이뤄져 1~2시간 내외인 외래 재활보다 치료시간은 훨씬 길고 저녁에는 가정으로 돌아가 일상생활을 병행하는 만큼 빠른 사회 복귀를 돕는다.
포근한재활병원은 이러한 1:1 맞춤형 집중 재활치료 역량을 ‘낮병동’에서 ‘방문재활’로 전격 전환키로 했다.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입원환자에 대한 전문재활부터 퇴원환자에 대한 방문재활까지 연속된 재활시스템을 통해 지역사회 복귀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진료협력센터 내에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렸다. 이들은 퇴원환자 집을 직접 찾아가 1:1 맞춤 재활치료를 제공한다.
특히 △환자 상태 파악을 위한 초기평가 △방문재활 계획 수립 △맞춤형 방문재활 △중간점검 △종결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한다.
병원 관계자는 “낮병동 운영을 통해 체득한 1:1 맞춤형 재활치료 역량을 이제 방문재활로 이어가고자 한다”며 “퇴원 후에도 연속재활을 통해 끝까지 일상 복귀를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지향해 온 환자 걸음에 맞춘 포근한 동행은 방문재활에도 고스란히 투영될 것”이라며 “재활의료기관 지정은 포근한재활병원 전주기 재활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포기할 수 없는 가치, 환자에 대한 예의
포근한재활병원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교육의 힘’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배운 만큼 치료할 수 있다’는 명제가 이 병원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의료진의 학술활동 장려는 물론 여러 직역을 위한 교육 만큼은 아낌이 없다. 외부 강사 초청, 직원들 해외연수는 일상이다.
무엇보다 재활의료 중추인 재활치료센터의 학구열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재활의 8할은 치료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활의료 현장에서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등의 역할을 절대적이다.
포근한재활병원에 재직 중인 60여 명의 치료사들은 매일 컨퍼런스를 통해 환자 상태를 공유하고 재활치료 효과 극대화 방안을 모색한다.
재활의료 선진국인 일본을 수시로 찾아 최신지견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보다 나은 재활치료와 시스템 발굴을 위한 전국 재활병원 견학도 늘 진행 중이다.
‘신규 치료사 2주 교육 프로그램’은 재활치료에 임하는 포근한재활병원의 다부진 각오의 발로다.
포근한재활병원 재활치료센터는 대학을 갓 졸업한 신규 치료사가 입사하면 곧바로 재활의료 현장에 투입하지 않고 2주 동안 교육만 시킨다.
그만큼의 기회비용을 포기해야 하는 만큼 경영적 측면에서는 손해일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프로그램을 고수하고 있다.
황신필 재활치료센터장은 “병원의 지원과 배려를 기반으로 재활치료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고 있다”며 “치료사들의 자긍심이 치료현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포근한재활병원의 재활의료에 대한 진심은 해외에서도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광둥성 산재 재활센터 의료진이 방문해 선진 재활을 배워갔다.
광둥성 재활센터 원장은 “포근한재활병원의 정밀평가, 맞춤재활 등 앞서가는 재활 이념과 서비스 체계는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지속적인 교류를 제안했다.
포근한재활병원 황광민 병원장은 “모든 직원이 배움에 대한 열정과 성장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면서 보다 나은 재활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재활의 시작이자 끝은 일상으로의 복귀”라며 “부끄럽지 않은 진심으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아 드리기 위해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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