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단계적 확대를 결정한 가운데, 의학교육 현장에서는 증원 정책의 방향 자체보다 추진 과정과 정책 설계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정책이 교육 여건 검증, 대학별 수용 능력, 교육의 질 확보 등 가장 핵심 사안들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로 이뤄졌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의대교수협)는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학별 원자료 공개와 시나리오 검증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단순히 법정 산출기준 충족 여부로 '교육 준비'를 판단하는 흐름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실제로 돌아가는지(운영 가능성)를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대교수협은 숫자 논쟁을 하려는 게 아님을 전제하며 "의사인력 양성과 관련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 원칙 중 하나인 '의과대학 교육의 질 확보'가 실제로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최근 정부가 제시하는 교육 여건 자료가 "법정 산출기준 충족을 근거로 교육 준비가 됐다는 취지로 읽히는 경우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해당 법정기준은 '가능'의 최소 조건에 불과하며, 의학교육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교육의 질'은 최소 기준을 넘어 실제 운영 가능성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대교수협은 의과대학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를 네 축으로 정리했다. 이들 네 가지 요소가 확인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 확보'라는 말을 정책 근거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의대교수협이 설명한 네 요소는 ▲교육대상(재적·휴학·복귀·유급 포함) ▲교육역량(전임/기금·기초/임상·FTE) ▲운영계획(시간표·실습슬롯·지도인력) ▲수련 수용능력 등이다.
의대교수협은 "정원 논의가 2027학년도에 그치지 않고 2027~2031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다면 검증 또한 해당 기간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 통계가 2025년 4월 시점 스냅샷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미래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검증이 시나리오 형태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휴학·복귀·유급은 의학교육에서 현장 과밀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데, "재적 정원만 보며 교육 가능성을 판단하면 실제로는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병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의대교수협은 "정원은 장기 변수, 교육·수련 병목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따라서 '교육의 질 확보'를 심의원칙으로 삼는다면 정부는 연도별 시나리오 검증자료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교수협회의회는 정부의 대학별 원자료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공개된 정보만으로 보수적으로 추산한 결과도 제시했다.
2024·2025학번 휴학 규모는 1586명, 2027년 복귀(보수 가정) 749명 복귀만 반영해도 추가 증원 없이 +123명이 보정심 논의에서 거론된 '최대 한계'와 충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의대교수협은 "이 수치는 정부가 원자료를 공개하면 검증 가능한 형태로 재산정하자는 요청"이라며 "정책이 숫자로 설득되는 만큼, 숫자는 더 투명해야 한다"고 했다.
의대교수협의회는 '교육의 질 확보'를 말하려면 최소한 다음 6개 항목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실제 교육대상 공개 ▲교원 구성 공개 ▲대학별 운영계획 ▲임상실습 질 보장) ▲수련 수용능력 ▲대책 패키지 일정표 등이다.
의대교수협은 "이 6가지는 반대를 위한 조건이 아니라 심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최소 검증"이라면서 정부를 향해 "결론의 속도전이 아니라 검증 일정표를 제시해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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