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마약범죄 대응, 재활·치료-사법 연계 강화"
"교도소 수용 중심 정책 한계, 원활한 사회 복귀까지 연속 관리체계 구축"
2026.01.21 05:29 댓글쓰기



마약범죄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하다. 처벌 후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디로 연결할 것인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교도소 수용 중심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치료와 재활을 사법 절차와 연계하는 구조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마약예방재활팀은 식약처 출입 전문지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마약류 중독 대응 정책 전반과 함께 사법 단계부터 치료·재활, 사회 복귀로 이어지는 정부 대응 체계를 소개했다.


마약 문제, 단순 범죄 아닌 공중보건 차원 과제로 규정


이날 김상현 식약처 마약예방재활팀장은 마약 문제를 단순한 범죄가 아닌 공중보건 차원 과제로 규정하며, 처벌 이후 단계까지 이어지는 연속 대응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마약 중독은 교도소 수용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치료 후 사회 복귀 과정에서 재활이 끊길 경우 재범 위험이 커진다”며 “상담, 치료, 재활, 사회복귀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사법기관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기관과 협력하는 중독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체계 출발점으로 제시된 것이 24시간 익명 상담 창구인 ‘1342 용기 한걸음센터’다. 해당 센터는 2024년 3월 문을 열었으며, 마약류 오남용으로 고민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도 이용할 수 있다.


상담 결과에 따라 치료가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 치료보호기관으로, 재활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국 17개 함께한걸음센터로 연계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1342 상담 건수는 개소 이후 2024년 누적 4502건을 기록했고, 2025년에는 연간 917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적극적인 홍보와 익명성 보장이 이용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재활의 지역 거점 역할을 하는 함께한걸음센터는 2023년까지 서울중앙·부산·대전 등 3곳에 불과했으나, 2024년 하반기 14곳이 추가되며 현재 전국 17개소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센터는 초기 상담과 재활 교육, 사례관리, 심리·중독 상담, 집단 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며, 필요 시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료기관 치료로 연계한다.


식약처는 지역별 서비스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재와 프로그램을 표준화하고, 성별·연령·약물 유형에 따른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과 청소년을 분리한 프로그램, 불법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대마 등 약물 유형별 교재 마련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제도는 ‘사법 치료·재활 연계 참여조건부 기소유예’였다. 이 제도는 마약류 투약 사범 가운데 기소유예 대상자를 중심으로, 사전 평가와 전문가위원회를 통해 개인별 중독 수준과 재활 필요도를 판단한 뒤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전문가위원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포함 중독 분야 전문가, 심리상담사, 약학 전문가 등 6인 이상으로 구성되며 치료·상담·재활교육 종류와 이수 시간을 제안한다.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수하면 기소유예가 유지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시 사법 절차로 환원된다.


식약처는 이 제도를 통해 단약 유지와 재범 방지 효과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기존 선도 조건부 기소유예를 발전시킨 형태로 중독 수준과 생활 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상담·재활 교육을 조합한다”며 “형식적인 교육을 넘어 실질적인 개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공식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법무부와 검찰로부터 일반 조건부 기소유예 대비 재범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는 평가를 공유받았다고 전했다.


청소년 중심 예방정책 적극 추진…176만 명 교육 참여


예방 정책의 무게중심은 청소년에 두고 있다. 식약처는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학교 안팎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류 예방교육을 확대해 왔으며, 2025년 기준 약 176만 명이 관련 교육에 참여했다.


강의식 교육에 더해 뮤지컬, 교육극, 웹툰, 메타버스·VR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교육 효과를 높이고 있다.


대학생 대상 예방교육도 강화된다. 기존 대학 동아리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2026년부터는 40개 대학이 학생 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예방교육과 홍보 활동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군 복무 중인 청년층을 대상으로는 군부대와의 협업을 통해 집합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인력 양성 역시 정책의 중요한 축이다. 식약처는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인력 인증제’를 통해 현재까지 약 180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


예방교육 분야는 비교적 인력 풀이 구축된 반면 재활 분야는 여전히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식약처는 중장기적으로 재활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력 양성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실제 중독 극복 경험자를 ‘회복지원가’로 양성해 상담과 재활 과정에서 보조적 역할을 수행토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김상현 팀장은 “마약 중독은 숨길수록 더 깊어지지만 상담을 시작하는 순간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며 “상담에서 치료, 재활, 사회복귀까지 끊기지 않는 체계를 통해 재범을 줄이고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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