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사태 아물지 않은 상처…멀어진 스승과 제자
수련환경 급변에 전공의 노조도 출범…"교육 질(質) 저하 우려" 팽배
2026.01.15 16:46 댓글쓰기



장장 1년 7개월 동안 이어진 의정사태가 가까스로 봉합되면서 일상 회복이 빠르게 진행 중인 가운데 수련현장의 스승과 제자 사이는 더 소원해진 모습이 역력하다. 가뜩이나 예전 같지 않은 사제지간이었지만 의정사태 이후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칼출근과 칼퇴근은 물론 야간당직 거부 등 지나칠 정도로 당당한 전공의들 태도 변화에 교수들은 당혹감을 넘어 허탈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 노조까지 출범한 만큼 교수들은 마음 놓고 제자들 훈계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련환경 개선이라는 방향성은 공감하면서도 소원해진 사제 관계가 교육의 질(質)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의정사태 후 수련현장 분위기 변화


지난 10월 20일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가동된 보건의료 위기 경보 ‘심각’ 단계가 전격 해제됐다. 된다. 


전공의 복귀로 의료체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한 정부가 의료대란 사태 종식을 공식화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수련현장은 의정사태 이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특히 스승과 제자 사이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1년 반 이상 지속된 의정사태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실망하는 일들이 반복됐고,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사제지간에도 변화가 일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2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했을 당시 교수들은 제자들을 지지, 격려했고, 행정명령 등 정부가 압박 수위를 높일 때마다 항거했다.


교수들은 수련현장을 떠난 제자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거취를 챙겼고, 일부 교수들은 십시일반으로 제자들의 생활비를 지원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전공의 대표가 의과대학 교수들을 저격하는 글이 파문을 일으키며 끈끈했던 사제지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공의 대표는 “교수들은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이들은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 관리자였다”고 직격했다.


이에 교수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전공의들 심정은 이해하지만 제자들을 보호하려고 애써온 스승들까지 적으로 돌려세웠다고 힐난했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사제지간이 아닌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관계라면 교수들은 더 이상 전공의를 지지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여곡절 끝에 떠났던 전공의들이 수련현장으로 복귀했지만 봉합되지 않은 균열의 부작용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데도 오히려 전공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류가 형성됐고, 일부 전공의들은 당당하게 ‘당직 거부’를 선언하기도 했다.


교수들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PA간호사를 주축으로 한 전공의 업무 대체 시스템이 이미 구축됐고, 인공지능(AI) 활용도가 늘면서 기존 대비 전공의 의존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공의들 스스로도 근로자가 아닌 순수 교육생 신분을 요구하면서 일부 교수들은 예전의 관계 회복을 체념하는 모양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들이 복귀했지만 예전같은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는 PA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만큼 걱정이 덜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수련이 이뤄질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노조 출범…전공의법 개정


전공의 복귀와 동시에 출범한 ‘전공의 노조’는 경색된 스승과 제자 사이에 더 큰 장막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 노조)은 지난 9월 ‘전공의 혹사 시대 종식’을 천명하며 공식 출범했다. 이 노조에는 2주 만에 3000여명의 전공의들이 가입했다.


유청준 전공의 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의사이기 이전에 인간이고 노동자”라며 “더 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비인간적 노동시간을 단축하라”고 덧붙였다. 전공의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법 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공의 노조는 근로기준법과 전공의특별법이 무시된 근로 환경에서 전공의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소모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적절한 노동시간 및 환자 수 확보 △전공의 안전을 위한 조치 △부당 노동과 부조리 근절 등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스승들의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이다. 


근로자이면서 피교육자이기도 한 전공의들이 지나치게 근로자 신분에 함몰되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필요성은 십분 공감하지만 그 방식이 수련시간 단축에 함몰돼 있는 부분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로서 진료와 술기 역량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수련시간이 설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수련시간만 단축하다 보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국회에서는 전공의 연속 수련시간 상한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공의법 개정안이 통과했다.


해당 개정안은 전공의 연속 수련시간 단축과 함께 휴일, 연장 및 야간근로 등은 근로기준법을 따르도록 하고, 의료분쟁 발생시 전공의에 대한 법률지원 의무화가 담겨 있다.


여기에 더해 전공의 노조는 ‘전공의법 위반 병원에 대한 형사처벌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련시간 등 전공의법을 위반한 병원에 대해 누진 처분 및 형사처벌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노동시간을 위반하면 2000만원 이하의 벌금,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지만 전공의법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마저도 1년에 한 번, 여러 건을 묶어 처리하는 솜방망이 처벌로, 현장에서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면서 “상식에 준하는 처벌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지위를 ‘근로자’로 규정한 판결도 수련현장을 격랑 속으로 몰아 넣는 모습이다.


대법원은 지난 9월 11일 서울아산병원이 전공의 3명에게 1인당 1억7000만원의 초과 근무 수당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업무수당·상여금·당직비 등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된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산입하고, 실제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에 대해 임금 및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공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 80시간으로 설정돼 있고, 응급의료가 발생할 경우 최대 8시간을 추가 근무할 수 있다. 추가 근무 사유를 보고하면 추가 급여를 지급한다. 


고강도 노동이지만 ‘교육생’이기 때문에 감수하는 과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전공의 지위가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공의 포괄임금제 이슈로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전공의들은 이번 판결에서 지급액이 억대에 달한 점에 주목해 노조에 소송 관련 문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유사 소송이 각 병원으로 확대될 경우, 병원은 천문학적 재정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다만 해당 판결이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병원마다 계약 형태가 각기 다른 만큼 아직 수련병원을 상대로 한 줄소송은 감지되지 않는 모습이다.


또 임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3년이라는 점, 승소 전공의들이 응급의학과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대규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교수들은 8시간 넘는 수술도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고 수술한 환자를 밤 새워 돌볼 수 있는 직업정신을 실천하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인식하고 과중한 업무를 시켜온 관행은 청산해야 하지만 이를 바로잡고자 과도한 수련시간 단축이 계속되면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교수는 밤낮 없이 수술하고 전공의는 8시간마다 교대하는 수련제도는 지식과 술기, 직업 정신도 가르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제식 수련 방식 탈피해야 할 시기”


아울러 교수와 전공의는 더 이상 유교적 사제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제는 도제식 수련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회적 환경과 구성원 인식이 변화한 만큼 수련현장에서도 수십년된 일본식 도제문화를 청산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아직도 제자를 이끌어 주고 그런 스승을 존경하길 바라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에게 그런 관계를 강요할 수는 없는 시대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지식·술기·태도가 부적합한 전공의를 걸러내고, 능력이 없는 교수는 가르칠 수 없도록 계약관계에 맞게 수련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독일 계약식으로 수련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연차별로 필수 획득 점수 제도를 강화하고 전공의가 연차별로 이동 수련할 수 있는 독일식 수련방식을 통해 서열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견해다.


전공의가 수련병원과 교육자를 선택할 수 있지만 평가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교수도 전공의가 수준에 미달하면 과감하게 유급시킬 수 있는 수련환경이 정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수에게 밉보이면 제대로 교육받기 어려운 도제식 수련방식을 과감히 타파하고 상호 건전한 평가에 기반한 독일 계약식 수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겨울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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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답변 글쓰기
0 / 2000
  • ㅉㅈ 01.17 00:30
    아니 씹수들이 전공의를 언제 보호했음?? 사직서 적고 나왔음?? pa끼고 지들 교수 타이틀에 안주해서 병원에 처박혀있었는데 그게 전공의 지지했던 것들이 할만한 행위임??
  • 포스트윤석렬 01.16 16:56
    지금은 더 나쁜 포스트윤석렬, 윤석렬 내란불법의료난동 때 그려만 놓고 말도 못 꺼낸 걸 아예 법으로 만들어 뚝딱뚝딱 깜깜이 못질하고, 의과대학에선 불가피, 강제유급, 특별학기 등으로 사기치며, 교수부족 시설부족 실습난망에도 의평원 인증이 통과되고, 학생들은 황당부실교육 그래도 사제지정 스승 운운하고 기사쓰고, 온전한 한학기한학년 특별학기 등록금 강취로 학부모 약탈하고 더블링 트리플링하면서 괴랄스런 무법 교육행정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매국더불어공산당 마각을 드러내고 본색을 밝히고 있는 중
  • 일제시대가 01.16 16:00
    지금 의과대학은 일제시대인 것 같고, 의료행정은 조선시대, 정당 국회 대형병원관리자 기자 경제정의 "개혁이라며" 정의로운 의료소송, 무과실배상, 형사책임 휘두르는 밀정프락치들 의식구조는  3류쪽대본 작가가 갈겨써넣은 "이거 치료하지 못 할시엔 네 목을 내놓아야 할 것이야"라는 정신착란 상태 같다. 그동안 이상하네~~ 했던게 윤석렬이 까발려서 알게 됐다. 참 교활한 놈들이었었어. 병원을 멀리해란 말이 이런 또다른 뜻이 있었을 줄이야
  • ㅇㅇ 01.16 13:06
    하아 상처라고 표현하는거 되게 뭣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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