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구속, 환자 인생을 침대에 묶는 행위"
일본 코후엔병원 키노시타 병원장 "쉽지 않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
2025.12.12 05:32 댓글쓰기

무려 18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당시 다수 환자가 결박 상태에 있어 구조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체구속’ 논란이 일었다. ‘환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주장과 ‘환자 인권이 유린됐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사실 현행 의료법상 병원이 필요에 의해 환자의 신체를 억제하는 행위는 위법이 아니다. 환자보호 차원에서 ‘결박’ 역시 치료행위 일환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환자 존엄을 위해 신체구속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실제 15년 전 국내에서도 ‘신체구속 폐지 선언’을 통한 자정노력의 움직임은 있었지만 진료현장에는 좀처럼 정착되지 못했다. 환자안전과 환자인권의 가치 충돌이 지속된 탓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답보상태에 놓인 한국 노인의료 현장의 신체구속 문제와 관련해 30년째 ‘신체구속 폐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코후엔병원 키노시타 유스케 병원장의 조언은 깊은 울림을 던졌다.


“환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의료진 편의를 위해 신체구속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키노시타 병원장의 단도직입에 청중들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했다. 척박한 의료환경에 대한 우려에 함몰돼 잠시 잊고 있던 ‘신체구속’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다시금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강의 내내 감복과 탄식을 넘나들며 ‘어쩔 수 없다’는 명분으로 행했던 신체구속이 환자의 인생을 침대에 묶는 것과 다름없음을 절감했다.


최근 열린 2025년 한국만성기의료협회 송년특강에 연자로 나선 키노시타 병원장은 ‘신체구속을 폐지한다’라는 제하의 강연을 통해 환자 존엄에 기반한 진정한 노인의료 방향을 제시했다.


피부과와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동시에 보유한 ‘더블보드’(Double Board) 의사인 그는 4대째 병원을 운영 중인 모태(母胎) 의료인이다.


의과대학과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가업(家業)인 코후엔병원에 합류한지는 올해로 20년째다. 


코후엔병원의 신체구속 폐지가 30년 세월인 만큼 그가 합류하기 훨씬 전부터 이 병원에서 환자를 결박하는 행위는 사라졌다.


노인의료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당시에는 신체구속이 일반적이었지만 일본만성기의료협회를 이끌었던 아버지의 진료철학으로 과감히 고난의 길을 택했다.


덕분에 그는 이미 신체구속 없는 시스템이 공고하게 자리잡은 상태에서 병원에 합류했고, 그 효과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한 후 ‘신체구속 폐지’ 전도사를 자청했다.


한국 노인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강연에서도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신체구속 폐지’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우선 그는 노인의료 현장에서 흔하게 행해지는 신체구속이 존재하지 않는 위험에 대한 과도한 방어는 아닌지 솔직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낙상’을 꼽았다. 노인환자에게 낙상은 치명적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신체구속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고 확언했다. 환자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결박은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 근거로 코후엔병원의 낙상 수치를 공개했다. 300병상 규모의 이 병원에서는 연간 300건 정도의 침대 낙상사고가 발생하지만 이 중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는 1명 밖에 되지 않는다.


키노시타 병원장은 “1~2명의 골절을 방지하기 위해 98명을 묶어 두는 게 문제”라며 “신체구속은 잠재적 위험에 대한 의료진의 과도한 방어기전”이라고 일침했다.


많은 노인의료 종사자들이 또 다른 신체구속 이유로 거론하는 ‘발관(Extubation)’에 대해서도 솔직담백한 의견을 제시했다.


수액, 도뇨관, 비위관, 위루관 등 의학적 필요에 의해 처치한 각종 관들을 환자가 임의로 제거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신체구속을 하는 것 역시 적절치 않다는 견해다.


그는 “관이 제거됐다고 해서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며 “환자를 진정시키고 다시 관을 투입하는 과정이 번거로워 결박을 한다는 게 좀 더 솔직한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낙상이나 발관 등 환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신체구속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 기저에 종사자들의 과도한 방어기전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의료진 과도한 방어기전에 대한 성찰, 무분별한 결박은 환자 몸도 마음도 무너뜨려”

“의료기관 종사자들도 환자가 느끼는 환경의 일부”


물론 부득이하게 신체구속이 필요한 경우도 인정했다. 다만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으로, △절박성 △비대체성 △일시성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본인 또는 다른 환자, 의료진 등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을 때, 신체구속 외에는 대체할 방법이 없을 때, 일시적인 조치일 때 등 3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될 때로 제한했다.


키노시타 병원장은 “신체구속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이 요건을 확대 해석해 불필요한 신체구속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를 묶기 위해 의사,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것은 아니지 않냐”며 “의료인이라면 결박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신체구속이 초래하는 폐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환자를 위한 선택이라는 신체구속이 환자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가감없이 설명했다.


먼저 신체구속은 △압박 부위 욕창 발생 △심폐기능 및 면역력 저하 △결박 저항 과정에서의 낙상 및 질식 등 신체적 장애를 유발시킨다.


또한 공포→분노→굴욕→포기로 이어지는 정신적 장애를 입힐 수 있고,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나 병원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만약 우리가 병상에서 눈을 떴을 때 침대에 묶여 있다고 가정하면 어떤 심정일지 생각해 보자”며 “신체구속은 결코 환자를 위한 선택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신체구속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각오 △의료진의 진심 △다양한 직종의 협업이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선 경영자는 신체구속 폐지를 위해 충분한 투자를 통해 인원을 대폭 늘리고, 결박 해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 사고에 대해 종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의료진은 귀차니즘으로 신체구속을 하는 것은 아는지 진중한 성찰과 함께 결박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노인의료 현장에 몸담고 있는 모든 종사자들은 표정과 태도 등 모든 면에서 환자들의 불안과 공포를 줄일 수 있도록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키노시타 병원장은 “종사자들도 환자들이 느끼는 환경의 일부”라며 “그들의 말투, 표정, 행동 등을 통해 환자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도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체구속 폐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섣불리 시행을 못하고 있는 병원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영자의 결심이 섰다면 종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신체구속 폐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공감대가 만들어졌다면 전면적인 시행은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소수 환자들 대상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능성과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키노시타 병원장은 “함께라면 신체구속 폐지는 불가능이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며 “시작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한번 구축된 시스템의 위력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신체구속 폐지는 결코 쉬운 명제는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가야할 길임은 분명하다. 폐지가 어렵다면 최소화를 위한 노력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무려 18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당시 다수 환자가 결박 상태에 있어 . . . . . 15 . .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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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Board) 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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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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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12.12 16:08
    그리고 이사람 임상 하는거 맞긴하냐? 정신 반쯤 나간 환자 도뇨관 힘으로 빼다가 요도 ㅈ되는 경우 적지않고, c line은 제거할때 제때 지혈 못하면 공기 색전같은 위험크고, 재삽관도 기흉같은 위험동반되고 무슨 생명에 지장이 없어. 전공이 재활 피부였노 바로 납득됨.
  • ㅇㅇ 12.12 16:02
    이런 노의특. 하루에 10번 뽑는 엘튜브, 라인 리인서트, 환자 낙상에 대한 책임이 지일 되는순간 환자권리 갑자기 안중요해짐. 자긴 편하니 할수있는 현실성 없는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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