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 서울백병원 부지 용도 '동상이몽'···추이 주목
서울시·중구 "종합의료시설 추진" vs 재단 "계열 병원 투자금 수혈 필요"
2024.01.18 06:18 댓글쓰기

지난해 8월 문(門)을 닫은 서울백병원 부지 용도를 두고 서울시 및 중구청과 인제학원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와 중구청은 최근 도시관리계획 결정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서울백병원 부지 활용 방안의 청사진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인제학원과 보건의료노조 백병원 지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K-의료서비스센터' 구축을 위해 기존처럼 병원 용도로 부지를 사용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서울백병원 폐원 이후 중구에 더 이상 상급종합병원이나 민간 종합병원이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대응 및 여러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중구 도시관리계획 용역 관계자는 "중구 내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감염병전담병원인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에 따른 도심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이 같은 계획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도 도심 내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서울 시내 3,000㎡ 이상 병원 터는 모두 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는 안(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중구는 서울백병원 부지를 공공적 목적으로 지속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일부는 의료시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부지 일부를 성형외과나 치과, 피부과 의원 등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해 해외 의료 관광객 유치를 통한 수익성 확보의 기회로 열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제학원 측은 완강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20여년 누적 적자로 폐원을 결정한 만큼 토지 용도를 상업적으로 변경해서 얻은 이익으로 상계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 등 계열 병원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백병원 누적 적자를 보존하기 위해 형제 병원 투자를 미뤄 왔기 때문에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컨설팅에서도 현재 부지에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의료시설로 무리하게 지정하게 되면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폐건물로 방치돼 안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종합의료시설 지정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인제학원은 중구 측에 결정을 재고해달라며 교직원과 가족을 비롯한 2만2000여 명의 탄원서도 제출했다.


서울시의 도시계획 결정 고시는 금년 상반기로 예정됐다. 만약 서울시가 계획을 강행할 경우 행정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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