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통증 학술대회‧학술지, 세계 3대 진입 목표"
연준흠 대한마취통증의학회장
2023.01.16 05:19 댓글쓰기

이사장-회장 단일체계 개편 후 첫 수장으로 선출된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연준흠 회장(인제대 상계백병원, 사진 左) 임기가 금년부터 시작됐다. 학술대회 및 학술지 위상 강화를 비롯해 필수의료 확충,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확보, 마취실명제 도입, 수가가산, 마취전문간호사 및 PA 이슈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연준흠 회장은 최근 열린 대한의사협회 출입 기자단 간담회에서 "각종 의료 현안들로 어깨가 무겁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로서 회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임기 내 추진 중점사업은

우선, 마취통증의학회 학술대회가 미국, 유럽마취학회에 비견되는 세계 3대 학술대회가 되도록 할 것이다. 특히 금년 100회를 맞이하는 학술대회가 11월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데, 이 행사를 잘 치르고 싶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석학 등을 연자로 초대해 마취, 진통제 등에 관한 최신지견과 전문지식을 공유하며 학문 발전을 선도해 나가고 싶다. 또 공식 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Anesthesiology(KJA)'가 마취 관련 세계 3대 학술지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KJA는 2021년 JCR(Journal Citation Reports) 승인을 받아 마취통증의학 분야 SCIE학술지로 등재됐다. 최근 발표된 임팩트 팩터(IF)는 5.167점으로 아시아 1위, 국내 SCIE 등재 저널 114종 중 19위, 그리고 세계 마취 분야 학술지 34종 가운데 10위를 기록했다. 


Q. 정책 현안도 상당히 많은데 

그렇다.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마취 영역이 포함되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현재 중증외상, 응급 중증수술, 분만, 소아 분야 등에 대한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런 진료들은 모두 마취통증의학과 협업이 필수불가결하다. 우리와 논의없이 필수의료 확충은 한계가 있다. 또 마취통증의학 영역은 마취, 중환자, 통증 분야 등 다양하지만, 마취 분야는 응급수술, 중증수술 등 야간이나 휴일에도 빈번하고 이뤄지기 때문에 3D 영역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육체적으로 힘들고 응급수술이 많은 이식마취, 심폐마취, 산소마취, 소아마취 등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의가 줄고 있는 실정이기에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필수의료 담당 의료기관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를 충분히 충원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중증, 응급 고난이도 수술, 소아·분만 분야의 마취수가 정상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Q.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인기과인데, 전문의가 부족하다니 아이러니하다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결과를 보면 마취통증의학과는 모집 정원 170명(51개 병원) 중 223명이 지원해 1대 1.3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마취통증의학과 의원도 매년 4~7% 정도 증가하고 있다. 마취통증의학과 인기는 높지만 수련 후 상당수 전문의가 통증클리닉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증클리닉 수요 및 수가에 비해 마취 및 중환자 파트는 고위험 수술마취·중환자 관리·당직 등 높은 업무강도 및 위험 부담 탓에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개원하는 통증클리닉은 늘지만, 상급종합병원을 포함 병원급 의료기관은 마취전문의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Q. 특히 분만병원 마취과 전문의 고용난이 심각하다

분만 특성상 24시간 언제든 응급 분만 및 수술이 잡힐 수 있어 근무 여건이 매우 힘들고, 분만병원 내 의료사고로 인한 빈번한 소송도 주요 원인이다. 마취전문의 인력난으로 인해 마취 위험성이 높은 산과 영역에서 실제 마취전문간호사와 같은 무자격자에 의한 마취가 시행되고 있어 환자 안전과 생명이 매우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마취 포함 절실, 응급수술 등 마취의 급감"

"마취전문의 충원 위해 전공의 정원 확대 필요"

"의원 및 병원급 마취수가 정상화 시급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환자 보호"

"외과계와 상생 방안 모색, 장애인 치과 처치 시 마취 제공 위해 치과계와 협력"


Q. 이 문제는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정책적 방법으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첫째, 마취전문의를 보충할 전문의 양성을 위해 전공의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 기존 마취통증의학과 진료 외에 각종 시술 및 검사를 위한 진정(sedaiton) , 코로나19 환자 수술마취 및 산소요법과 인공호흡기 치료, 수술 전 마취평가클리닉 등 새로운 업무들이 마취통증의학과에 의뢰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선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 이는 필수의료 인력 양성, 재배치 및 확충 방안에도 포함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수가 문제다. 앞서 언급한 마취전문의 기피 현상과 분만병원 등 마취전문의 고용난 등 근본적인 문제는 저수가와 직결돼 있다. 수가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마취전문의를 더 많이 육성해도 분만병원에선 언제나 인력난이 발생할 것이다.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 등 교통취약지는 물론 대도시에서도 마취전문의 부족이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려면 분만 마취수가를 정상화해야 한다. 분만 마취수가와 함께 전문의 초빙료 인상, 의원 및 병원급에 한해 마취전문의 수가가산을 요청한다. 


Q. 마취실명제, 마취 차등수가제 도입 등도 지속 거론되고 있다

학회는 그동안 마취실명제와 마취 차등수가제 제도화를 위해 꾸준히 보건당국에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마취의 위험성과 중요성에 대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활발한 홍보활동을 해왔다. 그 결과 조금씩 '마취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는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시행되는 제3차 마취적정성평가가 이를 반증한다고 본다. 전체 점수에서 '마취통증의학 전문의 월평균 마취시간' 비중이 높아졌고,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병원급 마취진료를 평가항목에 포함했다. 수술을 받는 환자가 마취전문의 유무를 확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은 수술하는 의사가 청구한 마취료는 인정하지 않고, 일본은 마취전문의에 의한 마취료는 가산해주고 있다.


Q. 마취전문간호사 업무 범위 이슈는 매듭졌는지

그렇다. 2021년 4월 공포된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중 제3조 업무범위 항목을 보면 전문간호사 업무 범위는 의료법 78조 3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전문간호사라도 간호업무에 종사해야 하고, 의사 업무인 마취행위를 할 수 없다. 전문간호사의 마취행위는 명백히 불법이다. 더불어 마취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환자평가, 위험도결정, 마취방법 결정, 환자감시수단의 종류와 수준결정, 기관 내 삽발관, 인공호흡기 장착과 조절, 척추천자, 경막외천자, 신경차단, 중심정맥로 확보, 포로포폴 등 각종 향정신성의약품,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 등에 대한 약물 투여 시기 결정, 약물교체와 투여 종료 판단 등도 간호사에 위임 불가능한 업무다. 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선 정부의 엄격한 단속과 강력한 처벌 및 경제적 제재가 필요하다.


Q. 진료지원인력(PA) 업무범위에 '처방된 마취체 투여'가 포함된 연구용역 결과 나왔는데 

'처방된 마취제 투여'에서 '처방된 마취제'는 흡입마취제, 국소마취제 및 정맥마취제 등 3가지로 나뉜다. 흡입마취제의 경우 전신마취를 위한 마스크 환기 또는 기관내 삽관과 동시에 투여되기 때문에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직접한다. 또 척추마취, 경막외 마취 및 신경차단 시술 시 투여되는 국소마취제도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시술하면서 직접 약물을 투입한다. 대부분의 정맥마취제도 동일하다. 그러나 전신마취 유도 및 마취 회복 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환자의 기도 관리를 위해 직접 마스크 환기나 기관내 삽관 및 발관을 해야 하므로 의사의 감독 및 지휘 하에 PA가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불가피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와 같은 공간에서 직접 대면하지 않은 상황에서 약물 투여 매뉴얼을 통한 PA 단독 투여는 지양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한마디

모든 회무의 중심을 회원들에 두고 임하겠다. 회원들이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하는 학회를 만들고 싶다. 국민들의 안전을 최고 가치로 여기며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학회, 우리 스스로가 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학회가 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전공의들이 수준 높은 교육과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학술적인 면에서도 세계적인 위상을 강화하는 학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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