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10월까지 70% 접종 달성' 선언···성공 가능?
현행 속도로는 사실상 불가능, 화이자·모더나 백신 수급이 관건
2021.08.16 19:21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월까지 전 국민 70% 백신 접종 완료할 것을 선언했다. 앞서 질병청이 발표한 11월 말 접종 완료 계획보다 한 달가량 빠른 것. 지금까지 속도로 놓고 볼 때는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까지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거행된 광복절 76주년 경축식에서 “코로나19 위기를 어느 선진국보다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4차 유행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며 “백신 접종도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10월이면 전 국민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고 목표 접종률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집단면역 형성을 10월 말까지 끝내겠다는 것으로, 기존 정부의 발표보다 1개월가량 앞선 것이다. 지난 9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mRNA 접종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조정한 것에 대해 국민의 양해를 구한다”며 “9월 말까지 1차 접종 70% 목표와 11월 말까지 2차 접종 완료 목표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청사진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장담하기가 어렵다. 통계 기준으로는 남은 두 달 반 동안 약 2626만 명 이상이 추가 접종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언급한 10월 말 시점까지 백신 접종을 끝마치려면 6주가 기준인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최소 추석 연휴 전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8주가 기준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9월 초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얀센 백신의 경우 1차 접종으로 완료 처리되므로 10월 말까지 접종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백신 접종은 지난 2월 26일과 27일 각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이 접종을 시작하면서 개시했다. 이후 현재 15일 0시 기준 총 2236만8941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집계 인구 5134만9116명 기준 약 43.6%다. 여전히 국민 절반 이상이 1차 접종조차 받지 못한 것. 접종 완료 인원도 총 973만5672명으로 19.0%에 그쳤다.
 
속도로 따지면 170일 동안 2236만8941명이 1차 접종을 마쳤으므로, 하루에 평균적으로 13만1582명이 1차 백신 접종을 진행했다. 만약 이 속도로 간다면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9월 18일까지 총 35일간 460만5370명이 추가적으로 1차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속도라면 국민의 절반이 조금 넘는 52.53%만이 10월 말까지 2차 접종할 수 있게 된다. 그나마 이는 모든 백신이 화이자‧모더나를 접종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백신 접종 횟수의 절반 이상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치상 예상 접종률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결국 공급 수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의료 수준이 높은 편으로, 백신만 원활하게 공급된다면 접종 자체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백신만 원활하게 수급된다면 백신 접종까지는 큰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정부의 현재 백신 도입 계획에 따르면 8월 말까지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합쳐 총 1857만 회 분이 공급된다. 이어 9월에는 4200만 회분, 10~12월에는 9000만 회분이 도입 예정돼 있다. 이들 중 화이자는 6600만 회분, 모더나는 총 4000만 회분으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10월까지 공급된다면 접종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수급 상황이다. 특히 모더나의 경우 이미 한차례 백신 수급을 미룬 바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모더나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로 8월 계획된 공급량의 절반 이하를 공급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화이자‧모더나 mRNA 백신 접종 기간을 각각 3~4주에서 5~6주로 연장했다. 
 
미국‧유럽 등 우리보다 접종을 먼저 시작한 국가들이 델타 변이를 이유로 부스터샷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도 악재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국가는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상황이다. 특히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의 생산을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이 본격적으로 부스터샷에 시동을 걸 경우 백신 수급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위탁생산’ 카드를 다시 한번 꺼내들 전망이다. ‘광복절 특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된 것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위탁생산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대해 합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빠르면 8월 말까지 모더나 mRNA 백신 완제품 시생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 가석방은 사실상 백신 특사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기 물량을 국내용으로 돌리는 데 협상력을 발휘하라는 것이다. 정부 대표단도 지난 14일 미국 현지에서 모더나사 방문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이 초기 생산분을 국내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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