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제약이 장기간 이어진 재무 악화와 경영권 분쟁 끝에 새로운 지배구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태광산업과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컨소시엄 인수가 확정되면서 동성제약 향후 사업 전망은 단순한 성장 전략을 넘어 회생형 M&A 이후 지배구조 재편과 경영 안정성 확보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동성 위기에서 회생 절차로…구조적 자금 문제 노출
2019년 이후 만성적인 영업적자에 시달리던 동성제약은 고정비 부담, 연구개발 투자 여력 부족 등으 현금 흐름이 빠르게 악화됐다.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경색이 심화됐고 결국 2025년 6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
법원은 동성제약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며,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재무적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후 회생절차 개시 결정 취소를 요구한 즉시항고도 기각되면서, 회생 절차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굳어졌다.
자금 위기 속 경영권 분쟁까지…'116억원' 선행 거래 논란
경영권 분쟁 핵심은 단순한 대표 교체 사안이 아니라 자금 부담의 귀속 구조였다.
최대주주였던 브랜드리팩터링은 지난해 12월, 회생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동성제약 위기의 본질은 이양구 전 회장과 오너 일가의 선행 거래"라고 주장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2025년 4월 이 전 회장으로부터 지분 약 14.12%와 경영권을 인수하며 1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으나, 이후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이미 누나·조카 등 가족 구성원들과 의결권 포괄 위임, 경영권 포기 각서, 지분 이전 성격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동한 자금 규모는 약 116억 원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이 구조가 동성제약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극대화했고, 외부 투자자와 기존 오너 일가 간 이해관계를 완전히 어긋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회사 경영은 장기간 표류했고, 자금 조달 여건은 급속히 악화됐다.
분쟁의 승자는 유암코…지배구조 중심축 이동
법원이 브랜드리팩터링과 이양구 전 회장 측의 이의 제기를 기각하면서 회생 절차는 그대로 유지됐고, 태광산업이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가 전 M&A 방식으로 동성제약을 인수하게 됐다.
유암코컨소시엄은 동성제약과 인수 대금 1400억 원, 경영정상화자금 200억 원 등 총 1600억 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270억 원은 계약금으로 납입됐다.
전체 자금은 신주인수, 전환사채(CB), 회사채 발행으로 납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인수 700억 원, CB 500억 원, 회사채 발행 400억 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유암코가 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약 30% 내외의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기존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의 지분은 대폭 희석되며, 실질적인 경영권은 유암코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회생절차 개시가 일시적으로는 나원균 전 대표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유암코가 그의 경영권을 그대로 인정할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OTC·염색약으로 현금 확보, 항암 신약으로 중장기 성장 노린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 인수를 계기로 기존 화학·섬유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정로환 등 일반의약품(OTC), 염색약 '세븐에이트', 탈모치료제 미녹시딜은 단기간 현금 창출이 가능한 브랜드로, 회생 이후 빠른 사업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중장기 성장 동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동성제약이 개발 중인 항암 신약 포노젠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태광산업의 투자를 계기로 보다 안정적인 신약 개발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포노젠은 지난 2024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 임상 2상을, 같은 해 7월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IRB(연구심의원회)에 임상2상 시험을 승인받은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식약처에 복막암 진단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기도 했다.
태광산업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연합자산관리와 협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병행한다. 연합자산관리가 투자 중인 피코스텍 등을 통해 생산 제품의 외주(ODM·OEM) 전환 검토 및 생산 라인 최적화를 추진하고, 판매관리비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태광산업 계열사들이 보유한 홈쇼핑, 미디어커머스, 호텔 등의 판매 채널도 제품 상업화와 마케팅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성제약의 향후 가치는 회생 이후 얼마나 빠르게 경영 안정성을 회복하고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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