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색에 따른 임상데이터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의료 인공지능(AI) 진단 성능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성형 AI로 부족한 데이터를 보완, 어두운 피부에서의 피부질환 진단 성능을 높인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밝은 피부 환자의 피부 병변 형태를 보존하면서 피부색만을 어두운 피부처럼 변환하는 생성형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AI는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양과 다양성, 구성 등에 따라 진단 성능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환자의 특성을 고르게 반영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현재 AI 학습에 사용되는 임상데이터 대부분이 밝은 피부(Fitzpatrick Skin Type I-II)에 집중돼 있고, 어두운 피부(V-VI)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조직검사로 확진된 어두운 피부의 임상데이터는 전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피부유형 변환 네트워크(Skin Type Translation Network, 이하 STTN)’를 개발했다. 밝은 피부 환자의 병변 형태는 최대한 보존하면서, 피부색만 어둡게 변환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생성형 AI는 새로운 피부 병변을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STTN은 이미 존재하는 실제 밝은 피부 환자의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부색만을 변환한다.
따라서 진단에 중요한 병변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어두운 피부의 임상데이터를 보완하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1만6707개의 임상데이터를 활용해 STTN을 학습시킨 후 AI가 생성한 사진이 실제 사진과 얼마나 유사한지 평가했다.
피부과 전문의 19명, 다른 진료과 의사 12명, 비의료인 11명 등 총 42명이 실제 사진과 AI 생성 사진을 구별하는 블라인드 평가에 참여했다.
그 결과 실제 사진과 생성 사진을 구별하는 평균 정확도는 49.7%로, 무작위 추측과 유사했다. 즉 의료진을 포함한 평가자들이 AI가 생성한 사진과 실제 사진을 쉽게 구별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임상 경험이 많은 피부과 전문의일수록 생성 사진에서 남아 있는 미세한 차이를 찾아내는 경향도 확인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밝은 피부 사진만 학습한 기존 AI 모델과 STTN이 생성한 어두운 피부 사진을 추가 학습한 모델을 비교해 피부색에 따른 성능 격차가 줄어드는지도 검증했다.
그 결과 STTN 데이터 학습 모델의 진단 성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성·악성 피부종양을 구분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AUC(곡선하면적)는 기존 모델 0.56에 비해 STTN 모델에서 0.66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민감도와 특이도 역시 개선됐다.
이번 연구는 특정 피부색의 임상데이터가 부족해 발생하는 의료 AI의 성능 격차를 인공지능이 생성한 사진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남국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AI를 많이 활용할수록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인종이나 피부색, 성별 등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지지 않는 공정한 AI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 분야 국제학술지 ‘피부과학 연구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생성한 합성 데이터와 코드는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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