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40% 올렸지만…일양약품, 디세텔정 ‘공급 중단’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2년만에 결국 생산 포기…“채산성 악화 지속”
2026.09.18 05:54 댓글쓰기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시장 퇴출을 막기 위해 보험약가를 40% 이상 인상했던 일양약품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 ‘일양디세텔정’이 공급 중단 수순을 밟는다.


과거 리베이트에 따른 약가인하를 거친 뒤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되면서 약가가 올랐지만, 2년 만에 채산성 문제를 이유로 생산·공급을 포기했다.


17일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소화기계 질환 치료제 ‘일양디세텔정(피나베륨브롬화물 50mg)’ 생산·공급 중단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달 15일 보고했다.


최종 공급 중단 예정일은 2027년 3월 31일이다. 보유 재고는 207만4720정이다. 


일양약품 측은 “과민성대장증후군 및 담관운동부전에 사용 가능한 대체 약제가 다수 존재해 공급 부족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장방지약 지정 2년만에 다시 ‘채산성’ 문제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소화기계 치료제인 일양디세텔정은 불과 2년 전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되면서 보험약가가 대폭 인상됐다.


일양디세텔정은 지난 2023년 12월 71원이 적용됐으나, 2024년 8월부터 퇴장방지의약품 지정과 함께 100원으로 조정됐다. 인상률은 40.8%에 달한다. 현재 보험약가도 정당 100원이다.


퇴장방지의약품은 환자 진료에 필요하지만 경제성이 낮아 생산이나 수입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의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다. 심평원은 생산·수입원가 등을 고려한 원가 보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급 유지를 목적으로 한 제도적 지원과 약가 상향 조정을 했지만, 일양약품은 약 2년 만에 다시 채산성 문제를 이유로 공급 중단을 결정한 셈이다.


특히 일양디세텔정은 앞서 리베이트 처분에 따른 약가인하를 겪기도 했던 품몸인데,  과거 의약품 유통질서 문란 행위와 관련해 74원에서 71원으로 4.1% 인하됐다. 


당시 놀텍정과 일양하이트린정 등 일양약품 다수 품목이 함께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때문에 2023년 12월 1일부터 일양디세텔정의 보험약가는 71원으로 낮아졌지만, 8개월 뒤인 2024년 8월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약가는 다시 100원까지 뛰었다.


내년 약가인하로 저수익 품목 생산중단 확산 우려


실제 최근 생산실적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일양디세텔정 생산실적은 2023년 23억4386만원에서 2024년 17억267만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억7737만원까지 줄었다. 


2년 만에 생산규모가 약 67% 감소한 것이다. 


특히 2024년 약가가 100원으로 인상됐음에도 이듬해 생산실적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점에서 단순 약가 수준 이외에 원료비, 제조비, 판매량 등이 채산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양약품은 공급중단 관련 원가 상승 요인, 매출 감소 규모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양디세텔정은 지난 1985년 4월 허가된 전문의약품으로 피나베륨브롬화물을 주성분으로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따른 복통·복부팽만·복부경련·변비·설사, 담관운동부전 등에 사용돼 왔다.


40년 이상 공급돼 온 제품이 퇴장방지의약품 지정과 약가 인상에도 시장에서 빠지게 되면서, 저가 장기등재 의약품의 공급 안정화를 위한 현행 약가·원가보전 체계의 실효성 문제도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기등재 의약품 약가인하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디세텔정 사례처럼 중소제약사 입장에선 저가·저수익 의약품의 경우 채산성을 이유로 공급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제조원가와 원료비, 인건비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약가가 낮아지면 수익성이 낮은 장기등재 의약품, 판매 저조 의약품 등은 연쇄적인 공급 재검토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채산성 문제로 인해 공급을 중단하게 됐다”면서 “향후 공급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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