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적정 환자 수를 법으로 정하도록 한 간호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조속한 시행과 강제력 있는 배치기준이 필요하다는 간호계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해 간호사가 담당할 환자 수를 준수하지 않은 병원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기준이 법률에 담긴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도 “실제 병동에서 담당 환자 수가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환자 특성과 중증도, 의료기관 종별 특성, 간호사의 근무 형태와 부서별 특징 등을 고려해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의료기관에는 간호사 배치현황 공개 의무를 부여하고, 배치기준 준수 현황을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다만 구체적인 배치기준과 적용 방법은 향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으며, 법 시행 시점도 공포 후 3년 이내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날로 규정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시행까지 최대 3년의 기간을 둔 데다 배치기준 준수를 담보할 강제성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법 개정 실효성은 구체적 기준과 이를 지키게 할 제도에 달려 있다”며 “정부는 즉시 하위법령 마련에 착수하고 가능한 기준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치기준을 산정할 때 병원 전체 간호사 수가 아닌 실제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인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실제 직접간호 인력을 토대로 근무조별·간호단위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명확히 정하고 환자 중증도와 의료기관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 현장 간호사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병원 전체 인력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근무시간대와 병동, 환자 중증도 등에 따라 간호사 1명이 실제 담당하는 환자 수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치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한 제재 수단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적정 환자 수를 정하더라도 미준수 의료기관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인증 취소, 시정명령, 차등 수가 등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위반에 대해서는 행정제재와 벌칙을 부과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법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료기관별 배치기준 준수 현황을 공개해 환자와 간호사의 알 권리 및 의료기관 선택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과도한 환자 부담이 간호사 소진과 숙련인력 이탈뿐 아니라 동료 간 갈등과 ‘태움’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악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실제 병동에서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를 줄여야 환자를 충분히 살피고 필요한 간호를 제때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안전은 3년을 기다릴 수 없다”며 “정부와 국회는 이번 법 개정이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환자와 간호사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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