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오는 하반기 전공의 인턴 모집에서 제91회 의사국가시험 합격자에게만 의무사관후보생 지원 특례가 적용되면서 이전 회차 국시를 통과한 의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의과대학 졸업생과 군(軍) 미필 의사들이 지난해엔 연령, 조건만 맞으면 의무사관후보생 지원이 가능했지만, 올해 제한적으로 허용돼 진로가 꼬였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전공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작년과 올해 하반기 의무사관후보생 특례를 일시적으로 적용해준 상황은 같으나, 제91회 합격자에 한정한 게 납득이 어렵고 사전 안내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8일 하반기 인턴 지원을 준비 중인 의사 A씨는 “작년과 유사한 특례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고를 통해 91회 국시 합격자만 의무사관후보생 서약서 작성이 가능함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공개한 ‘2026년도 하반기 인턴 모집 공고’에 따르면 의사면허 등 응시요건을 갖춘 의사는 의무사관후보생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하반기 인턴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인턴 지원자 중 제91회 의사국시 합격자에 한해 의무사관후보생 신규 편입 별도 특례가 적용된다. 이들은 오는 9월 1일 수련을 시작한 이후 의무사관후보생 지원서를 병무청에 제출할 수 있다.
다만, 이전 의사국시 합격자 중 아직 의무사관후보생으로 편입되지 않은 군 미필 의사는 인턴 응시 자체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무사관후보생 서약서 작성 등 특례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이들 입장에서는 별도 병역 연기 사유가 없다면 수련기간 중 입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사실상 정상적인 전문의 수련을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인턴 지원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의무사관후보생은 병역 의무를 지니고 있는 의사가 군 복무를 일정기간 미루고 인턴·레지던트 수련을 먼저 마친 뒤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등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병역 신분이다.
의무사관후보생이 되려면 정해진 수련기관 인턴 채용 이후 지원서 등을 병무청에 제출하고, 이후 병적에 정식 편입되면 의무사관후보생 신분을 얻는다. 수 년 간 전문의 수련을 이어갈 수 있다.
A씨는 “이전 회차 합격자는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안내 받지 못해 진로에 차질이 생겼다”면서 “복지붸선 정해진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비협조적인 답변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기준 예상 못해 당황…행정편의적 조치”
전공의 수련 정상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모집 인원은 늘었지만, 인턴 지원 의사가 있는 의사들 지원에 있어서는 일부 제한되면서 병역과 수련제도 간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의정사태가 가까스로 종식되면서 지난해 여름 모집부터 사직 전공의들 복귀가 이뤄졌지만 1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수련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인원이 적잖은 상황이다.
당장 하반기 인턴 지원을 준비하던 종전 의과대학 졸업생들은 지난해에도 전공의 복귀와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한시적인 특례가 적용됐던 만큼 올해도 유사한 기준을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병역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는 전공의 추가모집 등 예외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의무사관후보생 지원 시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근거와 소급 특례도 마련됐다.
A씨는 “이렇게 될 것을 주변인들도 모두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고, 뉴스나 각종 공지 등을 통해 미리 언질을 받지 못한 상황이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연령과 수련기간 등 기본 요건을 충족해도 국시 회차가 다르다는 이유로 지원할 수 없게 됐다”며 “별도 안내 없이 기준을 제한한 것은 행정편의적인 조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의무사관 편입은 상반기…올해도 8월 졸업생에 적용”
다만, 복지부는 의무사관후보생 편입은 통상 상반기 인턴 모집 일정에 맞춰 운영되는 것으로, 하반기 신규 편입은 원칙적인 절차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무사관후보생 편입은 원래 상반기 모집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지난해 복귀한 의대생들이 올해 배출되는 상황을 감안해 하반기에도 가능하도록 예외적으로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학교로 복귀한 학생들을 전제로 마련한 만큼 제91회 의사국시 합격자로 지원자격을 정했다”면서 “올해 갑자기 응시자격을 제한했다는 것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의무사관후보생이 되기 위한 지원서 제출기한은 2월 10일까지다. 1월 의사국시 합격자 발표와 인턴 선발을 거쳐 3월 1일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정규 일정에 맞춰 설계된 기준이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의정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공백으로 작년 하반기 인턴 모집에는 의무사관후보생 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거나 휴학했다가 지난해 여름 학교로 복귀한 본과 4학년 학생들은 학사일정이 밀리면서 금년 8월 졸업하게 됐다.
정부는 이들의 졸업, 면허 취득, 전공의 수련이 이어지도록 지난달 제91회 의사국시를 추가 시행했다.
해당 시험 합격자는 2월 10일엔 의사면허가 없어 의무사관후보생 지원서 제출 자체가 불가능했다. 제91회 합격자에게 하반기 인턴 수련, 의무사관후보생 편입을 연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시행령에 따라 긴급한 의료인력 충원을 위해 실시하는 의사국시 합격자와 복지부 장관이 별도로 정한 기준에 따라 수련하는 군전공의요원에 대해 지원서를 낼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복지부는 제90회 이전 국시 합격자에 대한 지원 제한, 작년과 달리 올해 달라진 기준에 대해 사전적인 안내가 부족했는지 여부 등은 추가로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전 국시 합격자들이 작년 기준과 올해가 일부 변화가 있을 것을 알았다면 올해 상반기에 미리 지원할 수 있었다는 문제 제기 등을 포함해서는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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