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의 품목허가 반려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개발사가 1심에서 승소하며 열렸던 국내 허가 재심사 가능성도 항소심 판단까지 상당기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처셀은 식약처가 지난 30일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반려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에 항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식약처는 항소장을 통해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1·2심 소송비용 역시 원고가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소송 원고는 조인트스템 개발사인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로 과거 사명은 알바이오다. 네이처셀은 조인트스템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법원, 식약처의 실체적·절차적 판단 모두 문제 삼아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9일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가 식약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의약품 제조판매 품목허가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식약처가 2025년 8월 5일 내린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거부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의 핵심은 식약처가 품목허가 심사 과정에서 기존 치료제와 비교한 ‘우월성’을 사실상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법원은 약사법상 의약품 품목허가 요건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인정되는지에 있으며, 법률상 근거 없이 기존 치료제보다 치료효과가 우월할 것을 별도 허가 요건으로 요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도 문제로 지적했다. 식약처가 이전 심의 결과를 전제로 삼은 채 재신청 과정에서 추가로 제출된 자료가 종전 반려 사유를 해소했는지만 살피도록 심의 범위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다만 1심 판결은 조인트스템의 품목허가를 곧바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식약처의 반려 처분을 취소한 것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식약처가 판결 취지를 반영해 허가 신청을 다시 심사해야 하는 구조다.
통계적 유의성 인정에도 ‘임상적 의미’ 놓고 충돌
조인트스템은 환자 지방조직에서 채취한 자가지방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무릎 관절강에 투여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이다. 중증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개발사는 2021년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2023년 임상적 유의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이후 임상과 장기추적 자료 등을 보완해 2024년 다시 허가를 신청했으나, 식약처는 2025년 8월 같은 이유로 재차 반려했다.
당시 중앙약심에서는 조인트스템 임상 3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확인됐다는 점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었다.
일부 위원은 시험약의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고 통증평가지표인 VAS와 관절기능평가지표인 WOMAC의 군 간 차이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기추적 자료에 대조군이 없고, 회사가 새롭게 제시한 ‘최소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이’ 기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중앙약심 위원 10명 가운데 9명은 제출 자료가 종전 반려 사유를 해소할 보완자료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도 첨단바이오의약품 허가 규정에 따라 통계적 유의성뿐 아니라 환자 치료 측면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임상적 유의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회사 측은 임상시험계획서에서 사전에 정한 평가변수를 충족했음에도 심사 과정에서 별도의 기준이 추가됐다고 반발했다.
항소로 국내 허가 일정 다시 안갯속
네이처셀과 알앤엘재생의학연구소는 이번 항소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네이처셀은 “1심 판결은 명확한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식약처 처분의 실체적·절차적 위법성을 확인했다”며 “법무법인을 선임해 항소심에서도 위법성이 재확인되고 항소 기각 판결이 신속히 내려지도록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가 항소하면서 1심 판결에 따른 허가 재심사가 곧바로 진행되기는 어려워졌다. 항소심과 경우에 따라 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조인트스템의 국내 상용화 시점도 다시 불투명해졌다.
특히 이번 소송은 품목허가 심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 외에 어느 수준까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요구할 수 있는지, 규제기관이 심사 과정에서 판단 기준을 구체화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다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항소심에서도 1심 판단이 유지되면 식약처는 조인트스템 안전성과 유효성을 판결 취지에 맞춰 다시 심사해야 한다.
반대로 항소심이 식약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면 조인트스템의 국내 허가 재도전은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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