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료AI ‘진화’…질병 진단 넘어 ‘예측’
뇌혈관 전조·망막주사 반응·척추수술 예후 등 잇단 ‘맞춤형기술’ 개발
2026.07.14 11:15 댓글쓰기



질병 유무를 판별하던 의료 인공지능(AI)이 환자 미래를 내다보는 ‘예측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질환 상태를 진단하는 단계를 넘어 발병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고 치료 반응 및 수술 예후를 미리 짚어내는 초정밀 예방 의료의 막이 오른 것이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적용을 통해 정확도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글로벌 학술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주목받고 있는 국내 연구진 성과를 통해 K-의료AI 진화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1만3000개' 일상 데이터 분석…뇌혈관질환 예측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조경희 교수팀은 국내 65세 이상 독거노인 1224명의 스마트홈 센서 데이터 1만3362개를 AI로 정밀 분석했다.


신체 활동량, 수면 패턴, 실내 온습도 등의 행동 변화 속에서 뇌혈관질환(뇌경색·뇌출혈)의 규칙성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데이터 학습을 마친 AI 모델은 진단 임박 위험 상태를 예측하는 과제에서 민감도 95.12%, 정확도 96.53%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특히 위험 환자군이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비활동 시간이 줄고 움직임이 늘어나며 수면 시간이 늦어진다는 특이 데이터 지표를 명확히 판별해 냈다. 


연구는 증상 자각이 늦고 병원 방문이 지연되기 쉬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비침습적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해 조기 진료와 검사를 돕는 보조 수단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결과는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학술지 ‘Digital Medicine’에 게재됐다.


극소량 생화학 데이터 정밀 분석…망막질환 맞춤형치료 제공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안과 이준엽 교수팀은 고감도 바이오마커 검출 기술(SERS)과 AI 알고리즘을 결합해 망막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에서 환자 약 30%가 주사 치료에 반응이 낮거나 늦어 진행하는 영상·생화학 검사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금 코팅 아연산화물(Au-ZnO) 나노로드 기반 칩’에 방수 샘플을 떨어뜨리면 질환 관련 생체분자가 나노로드 사이에 모인다.


칩은 나노 필터처럼 생체분자를 농축하고 라만 신호를 30만 배 이상 증폭해 복잡한 전처리 없이 5마이크로리터 이하의 소량 방수만으로 생화학 데이터를 실시간 확보할 수 있다.


총 38명의 방수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결과 질환 유무를 판별하는 정확도는 96.45%였으며 황반변성 등 세부 질환도 각각 86%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했다.


영상검사에서 변화가 나타나기 전(前) 안구 내 생화학적 변화를 포착해 항-VEGF 주사 치료 반응군과 비반응군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사전 선별하는 데 성공했다. 


치료 효과 예측을 통해 환자별 맞춤 치료를 결정할 가능성을 제시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Materials Today Advances’ 최신호에 발표됐다.


수술 전(前) 임상 데이터 22개 분석…요추수술 예후 정확도 85%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노성현 교수팀과 경북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김수현 교수팀은 요추 유합술 후 환자의 임상적 호전 가능성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골밀도, 흡연력, 당뇨·고혈압 등 22개 수술 전(前) 정보를 바탕으로 수술 후(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호전(CSI) 가능성을 분석한다. 


연구팀은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아주대병원에서 요추 유합술을 받은 환자 359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총 6가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성능을 비교 분석한 결과, ‘Extra Trees’ 알고리즘 모델이 변별력 지수(AUROC) 0.835, 종합 정확도(F1-score) 0.850으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수술 후 데이터가 아닌 ‘수술 전 데이터’ 분석만으로 예후를 적중시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정밀한 환자 맞춤형 상담과 치료 계획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성현 교수팀 연구 결과는 ‘Yonsei Medical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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