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서구 의료 특구를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관절·척추 종합병원인 서울부민병원의 기세가 매섭다. 글로벌 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가 선정한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서 4년 연속 우수 병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우수한 의료진 합류와 활발한 연구 협력으로 이어지며 병원 브랜드 가치를 한 차원 높이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이런 거대한 도약 중심에는 최근 취임한 김성준 신임 병원장이 있다. 막내 의사로 시작해 10년간 관절센터장, 기획실장, 진료부원장을 두루 거친 그는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아는 ‘내부 성장형’ 리더다. 취임 4개월 만에 진료현장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혁신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필수의료 정책 변화와 비급여 관리 강화 등 거센 파도 속에서도 특유의 ‘속도’와 ‘실행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김성준 병원장을 데일리메디가 만나 서울부민병원 생존 전략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성준 병원장의 가장 큰 장점은 다름 아닌 ‘속도’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료현장에서 동료들과 부대끼며 쌓아온 경험은 병원 문제점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밑거름이 됐다.
현장에서 의료진이나 환자에게 필요한 시스템이 제안되면, 지체 없이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긴다. 내부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해 온 만큼 결단의 신속함은 대형병원들이 갖지 못한 강점이다.
그는 “병원장으로 임명된 가장 큰 이유는 현장의 목소리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며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실행력은 취임 직후 단행한 ‘재활 시스템 혁신’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존 지하 1층에 통합돼 운영되던 재활치료실 한계를 깨고, 각 병동 층마다 물리치료실을 신설했다.
모든 병원들이 운영 효율화를 위해 기존 시스템을 고수하지만, 그는 환자를 위한 최적의 재활 시스템 혁신을 고민했고 그렇게 내놓은 답이 바로 일상·맞춤형 재활 시스템이다.
특히 의사 한 팀에 전담 물리치료사를 1대1로 배정해 주치의와 치료사가 매일 아침 함께 회진을 돌며 환자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환자가 입원기간 동안 병실과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전담하는 치료사에게 오전과 오후 지속적인 관리를 받게 돼 회복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최근 도수치료 관리급여 편입 등 급박한 제도 변화에 대해서도 “전담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만큼 치료 의지가 강한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치료를 입증할 기회”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도 보완 방향을 기회로 삼아 물리치료 인력을 감축하기 보다는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환자 특징 집중 ‘퍼포먼스 의학’→적용 환자 확대
그가 내세우는 핵심 진료 철학은 ‘퍼포먼스 의료’다. 오랜기간 국가대표 선수와 프로야구 구단 주치의를 맡으며 쌓은 스포츠 의학 노하우를 일반 환자 진료에 접목한 개념이다.
부상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 후 가장 적절한 시점에 안전하게 일상과 직업, 취미 생활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까지 치료의 완성으로 보는 시각을 일컫는다.
엘리트 체육인들에게 복귀 타이밍이 곧 몸값과 직결되듯이 일반 환자들에게도 생업과 일상으로의 신속한 복귀가 가장 중요하다는 본질을 간파했다.
부민병원의 이러한 퍼포먼스 의료는 야구뿐만 아니라 산악 자전거, 스키,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으로 의료 지원 범위를 넓혀가며 임상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한 결과다.
비주류 종목이나 기초 스포츠 부문까지 묵묵히 지원하며 다져온 정형외과적 퍼포먼스는 고스란히 일반 환자의 맞춤형 치료로 이어진다.
김 병원장은 "일상 회복이라는 목표는 운동선수나 일반 환자 모두 동일하다“며 ”수술 전(前) 정확한 진단부터 재활, 기능 회복까지 하나의 치료 과정으로 관리해 차별화된 전문성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부민병원, 인당의료재단 최첨단 의료 실행 선도
최첨단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한 수술 고도화 역시 서울부민병원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핵심 분야다. 이미 무릎과 고관절 인공관절 로봇수술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올 연말에는 국내 최초 수준으로 ‘어깨 인공관절 로봇수술’ 도입을 앞두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중증도 기준과 정형외과 투자 축소로 선제적으로 가져가지 못하는 첨단장비 시장을 전문병원만의 결단력으로 선점했다.
병원은 관절염으로 변형된 뼈의 모양을 3D 프린팅으로 구현한 뒤, AI를 활용해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인공관절을 사전에 완벽히 계산하는 맞춤형 수술을 선도적으로 시행해 왔다.
그는 “로봇수술 시스템은 어떠한 고난도 변형 환자가 오더라도 의료진 피로도와 무관하게 한 치의 오차 없는 완벽하고 균일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명의 환자를 수술해도 10명 모두에게 오차 없는 균일한 정확도를 보장하는 게 로봇수술의 진정한 가치라는 생각이다.
이미 미국에서 승인을 마친 관련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 되는 즉시 선제적인 수술에 돌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김 병원장은 “로봇수술과 최소침습 수술 등은 단순히 최신 기술이라는 이유가 아니라 환자 안전성과 치료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은 임상적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됐을 때 비로소 환자에게 의미 있는 가치가 된다는 신념 아래 지속적인 시스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승인을 마친 관련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는 즉시 선제 수술에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잰걸음…수술 잘하는 곳 넘어 재활·일상 복귀까지 책임지는 병원 지향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부민병원은 그룹 내에서 R&D 선도병원 역할도 충실히 수행 중이다.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신기술과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검증하는 핵심 거점이다.
300병상이라는 공간적 한계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첨단 메디컬 패러다임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의료의 화두인 첨단재생의료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마곡 지역에 대규모 세포 배양 시설을 구축하고, 차병원 출신의 재생치료 전문가를 영입해 재생의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가지방 세포를 통한 재생의료는 기존의 혈액 활용 치료법(PRP)보다 효과가 뛰어나고 줄기세포의 윤리적 혹은 통제적 한계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기존 치료법으로 한계가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인프라를 준비 중”이라며 “향후 그룹 내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국내 의료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더해 상급종합병원과의 유기적인 환자 의뢰·회송 시스템을 확립해 지역사회 필수의료 전달체계의 허브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중환자실과 탄탄한 내과 의료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대형병원에서 급성기 치료 후 장기 재원 관리가 어려운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 케어하고 있다. 역으로 중증도가 높은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신속하게 연계하는 상생(相生) 모델을 안착시켰다.
오랜 기간 강서 지역에서 받은 신뢰를 바탕으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공공 시범 사업에 인력을 투입하는 등 지역 사회 종합병원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도 그가 지키고자 하는 본질은 ‘환자에게 신뢰받는 의료’다. 무리하게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관절·척추 분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우수한 의료진이 함께 성장하고 연구하며, 젊은 의료진이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병원 미래를 결정한다"면서 "수술을 잘하는 병원을 넘어 재활과 일상 복귀까지 책임지는 병원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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