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키우려면 ‘의대생 때 연구 참여’ 마련
“진로 탐색·전문성 정체성 영향 미쳐, 학부 교육과정에 연구 경험 포함 필요”
2026.06.20 06:22 댓글쓰기

의사과학자 부족이 국내 의료계의 오랜 과제로 꼽히는 가운데 연구자 양성 출발점을 학부 의학교육 단계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의대생 시절 연구 경험이 연구 역량 향상과 진로 탐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명선정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팀은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기초의학과 중개연구를 이끌 의사과학자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의대 졸업 후 연구 진로를 선택하는 비율이 낮고 연구와 진료를 병행할 수 있는 경로도 제한적이어서 의사과학자 양성 체계 강화 필요성이 의료계 과제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의정갈등으로 대다수 의대생이 장기간 휴학했던 2024년 서울대 의대 학생들의 연구 참여 경험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 참여 여부와 지원 요구를 조사하면서 연구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 설문을 실시, 연구 활동과 인식 변화를 평가했다.


설문조사에는 99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25명(25.3%)이 휴학기간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경험이 있는 학생 52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 설문에서는 평균 연구 기간이 8.6개월, 주당 평균 연구 시간이 30.2시간으로 나타났다. 연구 분야는 기초의학이 50.0%로 가장 많았고 데이터과학과 임상연구가 뒤를 이었다.


연구 참여 동기로는 개인적 흥미가 51.9%로 가장 많았으며 진로 발전 및 학업적 포부(34.6%), 시간적 여유(11.5%), 교수 추천(1.9%) 순이었다. 


특히 흥미를 바탕으로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오랜기간 연구를 수행했으며 데이터 분석과 의사소통 역량 향상 정도 역시 더 높았다.


심층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학생들은 “연구 참여를 통해 실험 설계와 논문 작성 경험을 쌓고 연구자로서의 자신감과 전문적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일부 학생들은 “연구 경험이 향후 진로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연구 경험이 진로 관심 높여…연구실 정보 부족은 참여 막는 걸림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조기 연구교육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연구 경험은 단순히 연구 역량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자로서의 정체성 형성과 진로 탐색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학생들은 연구 경험을 통해 학문적 진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기존에 연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학생들 역시 적성을 확인하고 진로 가능성을 탐색하는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연구 경험은 학생들의 흥미를 실제 연구 참여로 연결하고 장기적인 학문 활동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연구 참여 과정에서 접근성 문제도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연구실과 멘토에 대한 정보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심층 인터뷰에서도 저학년 학생들은 연구실 정보 부족과 교수진과의 접점 부족으로 연구 참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현재 의사과학자 지원 정책이 주로 전공의나 대학원생 단계에 집중돼 있는 만큼 학부 과정부터 연구 경험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연구 참여 여부가 기존 연구 경험이나 멘토와의 연결 정도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에서 연구 기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의대생 시절 연구 경험은 향후 연구 진로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연구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체계적인 연구 경험을 교육 과정에 포함하고 연구 기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의사과학자 양성 기반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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